충북 제천의 한 대학가 카페촌에서 학생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던 고양이가 갑자기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분노한 학생들이 사건 당시 상황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고 직접 목격자를 나서는 등 범인 잡기에 나서고 있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8시께 충북 제천시 모산동 의림지 부근 모 카페 앞마당에서 이곳에서 생활하던 고양이 '아띠'가 숨진 채 발견됐다.
카페 주인 임모씨는 "한 여학생이 가게로 뛰어들어와 아띠가 쓰러졌다고 말해 나가 보니 이미 숨져 있었다"며 "10분 전에도 아띠를 보고 들어왔는데 그사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임 씨는 "아띠가 죽기 직전에 카페 근처를 지나가던 남학생들이 욕설을 섞어가며 고양이를 혐오하는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그 학생들이 사라지고 난 뒤 아띠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3년 전쯤 유기묘로 처음 카페에 온 아띠는 주로 대학생들인 손님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근처에 대학 2곳이 나란히 자리 잡고 있어 학생들이 이 카페를 즐겨 찾는다.
이 카페에는 버려진 유기묘들이 여럿 있지만 아띠는 그중에서도 특별했다.
사람을 잘 따라서 손님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테이블에 가서 간식을 받아먹고 손님들 품에 안겨 애교를 부리곤 했다.
인근 공원과 이웃 카페 등에도 자주 놀러 다녀 동네 주민과 주변 상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한 학생은 "루루가 청년 두 명이 던진 돌에 맞아 모질고 모질었던 길 위의 삶을 마감했다"며 "루루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범인을 꼭 잡아야 한다. 목격자를 찾는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또 다른 학생은 "2년 전 처음 만났을 때 누가 버렸구나 하는 생각에 안타깝고 애처로웠는데 '커피숍 냥이(고양이)'란 걸 알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루루가 의자에 앉아서 쳐다볼 땐 웃음이 절로 나왔다"고 추모했다.
경찰은 아띠가 카페 부근을 지나가던 20대 청년들에 의해 목숨을 잃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탐문 수사를 통해 용의자들을 쫓고 있다.
특히 인근 대학 재학생이나 이 지역 거주자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당시 현장 부근에 있던 시민을 대상으로 사건의 목격자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