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일부 은행은 예상보다 빠른 인사를 통해 조직 안정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임기 만료를 앞둔 은행권 차기 CEO 인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IBK·신한은행, 차기 CEO 인선 마무리
IBK기업은행은 지난 12월 권선주 전 행장에 이어 김도진 당시 부행장(경영전략그룹장)이 행장으로 내정됐다. 권 전 행장의 임기(12월 27일)에 맞춰 김도진 행장이 내정됐고, 지난 12월 28일 새 행장이 취임했다.
정부는 김규옥 기술보증기금 이사장도 김한철 전 이사장의 임기 만료일인 지난 1월 15일 이전인 1월 10일 내정했다.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신한금융지주 한동우 회장의 후임도 이미 결정됐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9일 회장추천위원회를 열어 조용병 신한은행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정하고 20일 이사회에서 내정자로 결정했다.
금융권에선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조 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을 유력 후보로 꼽았고 조 행장이 한발 앞서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조용병 현 신한은행장이 차기 회장에 내정됨에 따라 이제 관심은 차기 신한은행장에 쏠리고 있다.
◆금융권 차기 CEO 지각변동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주요 금융기관 CEO가 많다. 오는 3월 신한금융지주 회장·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의 임기가 끝난다. 이어 4월에는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오는 11월에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12월에는 이경섭 농협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지금까지 차기 CEO가 결정된 곳은 신한금융지주다.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결정됨에 따라 조용병 행장의 뒤를 이을 차기 신한은행장 인선도 당초 계획인 다음달 하순보다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의 차기 행장 선임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은 지난 19일 최종 후보를 6명으로 압축한 데 이어 23일 면접을 실시한다. 설 연휴 전에는 최종 후보 1명이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광구 행장의 연임 여부가 관심사인 가운데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부행장)과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김병효 전 우리PE 사장 등이 경합하는 형국이다.
◆연임이냐 교체냐
금융권 CEO 인사의 최근 관전 포인트 연임 여부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을 포함해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김용환 NH농협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등이 연임에 도전한다. 이들은 현직 프리미엄과 실적을 통해 타이틀 방어에 나서고 있다.
현재 차기 행장 최종 후보 6명에 올라있는 이광구 행장은 민영화 성공과 경영 성과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있다.
함영주 행장은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외환과 하나은행 통합을 잘 마무리했고 실적도 괜찮았다는 평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특별한 내부 경쟁 상대가 없다"고 전했다.
김용환 회장 역시 연임 가능성이 있다. 대규모 부실 처리, 건전성 개선, 해외진출 강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윤종규 회장도 실적 개선,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 등의 경영 성과와 조직 안정화 성공 등으로 연임 가능성 얘기가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는 대통령 선거와 경기 불확실성 등 변수가 상존하고 있다"면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금융권 인사의 경우 실적이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채신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