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원더걸스가 해체를 선언했다.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수많은 우여곡절을 딛고 지금의 '원더걸스'를 유지해온 이들이기에 해체 소식은 더욱 아쉬울 따름이다.
JYP 측은 26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멤버들 간에, 또 회사와 여러가지 의견을 나누고 의논을 한 결과 그룹 원더걸스는 해체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빈과 혜림은 JYP에 잔류하며 향후 음악, 연기, MC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보다 폭넓은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그러나 예은, 선미는 JYP를 떠난다.
JYP 측은 "예은과 선미는 많은 고민 끝에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고자 아쉽지만 회사를 떠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7년 '아이러니(Irony)'로 가요계에 데뷔한 원더걸스는 데뷔와 동시에 걸그룹 2세대 대표 그룹으로 주목 받았다. 예은, 선미, 선예, 소희, 현아까지 다섯 명의 멤버들은 각기 다른 매력과 뛰어난 실력으로 오랜 기간 공들여 준비한 그룹임을 증명, 단숨에 스타덤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원더걸스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평탄한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데뷔해 7월 현아가 팀을 떠났고, 그 자리를 유빈이 새롭게 채웠다.
아이돌 그룹의 특성상 멤버 변화는 독이 될 확률이 크다. 팬덤의 이탈은 물론이고 기존 그룹 색을 유지하는 데에도 무리가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이유가 산재하지만 그 중에서도 새 멤버가 느끼는 부담감은 상당하다.
하지만 유빈은 현아의 빈자리를 자신만의 색깔로 메우며 빠르게 원더걸스에 녹아들었다. 이후 원더걸스는 '텔 미(Tell Me)', '쏘 핫(So hot)' '노 바디(Nobody)'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국민 걸그룹'이라는 타이틀을 꿰찬 원더걸스는 이후 미국 진출에 도전했다. 그러나 이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미국 내 인지도는 쉽게 올라가지 않았고, 국내에서의 입지도 차츰 좁아졌다.
이후 국내에서 '투 디퍼런트 티어스(2 different tears)', '비 마이 베이비(Be my baby)' 등을 발표하고 큰 인기를 얻었지만, 미국 진출 이전 전성기에는 못 미치는 성과를 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더걸스는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팬덤은 탄탄했고, 원더걸스만의 매력을 기대하는 대중들은 여전히 존재했다.
하지만 원더걸스의 위기는 끝이 아니었다. 현아 탈퇴 이후 또 한 번의 멤버 변화를 맞이하게 됐기 때문. 2010년 선미가 학업을 이유로 활동을 잠시 중단했고, 이후 선예가 결혼으로 인해 2013년 팀을 떠났다. 2015년에는 소희가 배우로 전향을 위해 팀 탈퇴를 결정했다.
원년 멤버는 결국 예은 홀로 남게 된 상황에서 혜림이 선미의 자리를 대신했고, 선미 또한 이후 재합류하며 원더걸스는 제 2의 전성기를 위한 도약을 마쳤다.
그룹 원더걸스 앨범 '리부트(REBOOT)' 커버 이미지/JYP엔터테인먼트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던 원더걸스는 재정비 후 밴드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15년, 3년 만에 발표한 '리부트(Reboot)'는 원더걸스 재도약의 기점이자 제 2의 전성기를 알린 앨범이 됐다.
이전에 없던 원더걸스의 새로운 매력을 가득 담아낸 타이틀곡 '와이 쏘 론리(Why so lonely)'는 오랜 기간 음원 차트 1위를 수성하며 호평을 받았다. 더불어 멤버들이 직접 곡을 쓰고 악기를 연주해 완성한 앨범은 또 한 번 대중적인 사랑을 얻는 데 성공했다.
이렇듯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도 10년이라는 긴 시간 '원더걸스'라는 이름을 유지해온 멤버들이었다. 그래서 이들의 해체 소식은 더욱 아쉬울 따름이다. 이제 남은 것은 오는 10일 발표될 단 하나의 싱글뿐이다.
소녀시대와 함께 걸그룹 2세대 전성기의 포문을 연 원더걸스. 도전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국민 걸그룹' 원더걸스는 이제 사라지지만, 아주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