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갤럭시노트7' 악재에도 지난해 4분기 무난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1월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주 초 이동통신 3사가 차례로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3사 실적이 모두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연말 이동통신 시장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사태로 인해 하반기 특수는 사라졌지만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어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한다는 예측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영업이익은 3조8041억원, 순이익은 2조7979억원으로 2015년보다 각각 4.7%, 12.0%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분기별로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4분기 이동통신 3사의 영업이익 합계가 76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 직전 분기보다 26% 감소한 수치다. 4분기에 성과급 지급 등 비용을 반영하면,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는 평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단통법 시행 이후 마케팅비용 통제가 적절히 잘 이뤄지고 있고 설비투자도 하향 안정세이기 때문에 비용부분에서 우려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단, 선택약정요금할인 가입자 증가 효과로 지난해 이동전화 매출액은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사업자 별로 보면, SK텔레콤과 KT가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G유플러스가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는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예상 연간 매출액은 17조88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0.3%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1조6113억원으로 5.7% 줄었다. 자회사 SK플래닛의 부진이 부정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SK플래닛은 전자상거래 플랫폼 '11번가'의 고전으로 올해 3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는 CEO 교체로 인해 SK플래닛의 경영 전략 변화와 이익 정상화가 기대된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최근 SK텔레콤은 향후 3년간 5G 등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에 6조원, 인공지능(AI)·자율주행자동차·빅데이터 등 차세대 ICT 사업에 5조원 등 총 합계 1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설비투자 추이를 감안하면 무리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이고, 차세대 먹거리 창출에 나섰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KT는 연간 매출액은 22조499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0%, 영업이익은 1조4625억원으로 13.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무선 사업의 고른 성장으로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는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2년 연속 10% 안팎의 증가율을 보여 영업이익이 7303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가 늘었고, 초고속 인터넷과 IPTV 등 유선 사업의 수익성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가정용 사물인터넷(IoT) 사업이 꾸준히 성장한 것 역시 실적 호조를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이동통신 3사의 수익성 지표인 가입자 당 평균수익(ARPU)이 반등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단통법 이후 줄어들었던 ARPU가 무제한 데이터 가입자를 중심으로 고가 요금제 가입자 유치비율이 증가해 전분기 대비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올해 1분기는 이동통신3사 마케팅 경쟁 강도가 예년과 달리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갤럭시S8'을 4월에서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올해는 예년과 달리 마케팅 경쟁보다는 5세대 이동통신(5G) 도입이 매출 성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돼 5G와 사물인터넷(IoT) 패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이동통신 가입자 확보보다 5G 도입이 디바이스 확산과 자연스러운 트래픽 증가로 통신사 매출 성장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5G 도입으로 데이터 속도 처리 향상에 따른 트래픽 증가와 함께 ARPU 상승이 기대된다"며 "설비투자 부담이 큰 상황이지만, LTE 이후 정체됐던 가입자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