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A형 구제역 바이러스의 돼지 전파 차단을 위해 연천 지역 돼지농장에 군 병력을 배치하고 소·돼지 전용 도축장을 지정하는 등 방역조치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방역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A형 백신 수급 차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돼지농가의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다.
이준원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그간 정부는 구제역 발생 이후 강원도와 제주도 일부를 제외한 전국 소 사육 농가 283만 마리에 대해 일제접종을 완료했다"며 "A형 발생에 따라 연천과 인근 14개 시·군의 소는 O+A형을 긴급 접종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연천의 경우 소·돼지 전용 도축장을 지정하고 사료 운반차량을 분리운영하기로 했다"며 "돼지농장에 군 병력을 배치하고 축산 관련 차량 운행도로에 대한 집중 소독도 실시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백신접종 항체형성기간을 감안, 경기·충북·전북 등 구제역 발생 시·도 우제류의 타 지역 반출금지 기간을 19일까지 연장했다.
계속 의심신고가 접수되고 있는 보은 지역에 대해서도 구제역 발생지역 10㎞ 내에 매일 2회 이상 소독을 진행하고 최근 2주 간 보은군 사육 소가 출하된 도축장에 대한 일제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특히 경기 연천의 A형 구제역 바이러스가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인 백신으로 방어가 가능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차관은 "구제역 세계표준연구소의 최근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천에서 검출된 A형의 13개 분리바이러스 가운데 11개가 국내 소에 접종 중인 O+A형 백신의 A형 균주(A22 Iraq)와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존 백신이 이번에 발생한 바이러스의 방어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 백신 재고가 우리나라 돼지 사육수 1100만 마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백신 재고량은 O+A형이 99만 마리분, O형이 830만 마리분이며 계약된 예정량인 O+A형은 2월 말~3월 초에 160만 마리분, O형은 오는 17일과 24일 320만 마리분이 도착할 예정이다.
이 차관은 "만약 연천 지역 돼지농가에서 A형 바이러스가 전파되면 링백신을 통해 발생지역 3㎞ 내의 돼지에 백신을 접종하고 살처분을 진행할 것"이라며 "현재 연천지역 돼지농가에 약 11만 마리의 돼지가 사육중이기 때문에 지금 보유한 백신량으로도 초기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충북 보은의 한우 농가 2곳에서 또다시 구제역 의심축이 확인돼 정부가 정밀검사를 진행중이다. 구제역 확진결과는 14일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