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 자녀 새학기 준비하느라 가계저축 줄인다
신학기 경제부담에 대한 학부모 설문조사 결과 /윤선생 제공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새학기 준비를 위한 경제적 부담에 저축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비 지출이 주거비 지출과 함께 가계 경제를 짓누르는 주요 요인이라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26일 영어교육업체 윤선생의 설문조사(2. 10~15 실시)에 따르면 학부모들은 자녀의 새학기 준비를 위해 평균 49만5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응한 학부모 584명 중 29.5%가 30만원 이상에서 50만원 미만을 지출한다고 답했는데, 그보다 많은 50만원 이상에서 60만원 미만을 지출한다는 응답도 12.5%나 됐다. 또한 60만원 이상에서 70만원 미만을 지출한다는 응답도 8.8%에 달했다.
학부모들의 79.6%는 이같은 지출로 인해 경제적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여기에는 평균보다 적은 금액을 지출한다고 응답한 학부모들도 포함돼 있다.
학부모들이 부담을 느낀다는 지출을 세부적으로 파악해보니 가장 많은 77.4%가 '사교육비'를 꼽았다. 일상복·가방·교복 등 '의류비'도 51.8%나 부담이 된다고 응답했다. 나머지는 교과서·문제집 등의 '교재비'(33.1%), '학비'(24.1%), '입학 또는 졸업 선물 비용'(18.7%), '학용품비'(15.7%), '급식비'(9.7%), '자녀의 용돈'(9.0%), '교통비'(3.0%) 등이었다.
학부모들은 사교육비가 가장 부담이 된다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최우선 지출항목으로 꼽았다. 전체 응답자의 반이 넘는 54.8%가 이에 해당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새학기 지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다른 지출을 줄인다'는 응답이 62.4%나 됐다. 또한 '저축을 줄인다'는 응답도 28.6%나 됐고, '대출을 받는다'도 4.5% 있었다. '아르바이트나 투잡을 한다'는 응답도 12% 나왔다.
새학기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학부모의 60.4%가 입학과 졸업 선물로 평균 16만1000원을 추가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학기 준비를 위한 지출과 합하면 2~3월 사이 교육비 관련 지출은 평균 65만6000원에 이르는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사교육비 증가율은 가계의 가처분소득 증가율보다 6배나 높은 상황. 지난해 3분기 2인이상 전국 도시 근로자가구의 한달 사교육비는 22만6576원으로 전년 대비 6%가량 늘었다. 반면 가계의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1%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경제적 부담에도 사교육비 지출을 줄이지 않다보니 저축을 줄이거나 대출을 받는 상황으로 몰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