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7일 발표한 '2017년 수출 플러스 전환을 위한 총력대응방안'의 핵심은 무엇보다 수출마케팅 예산의 60% 이상을 올 상반기에 집중 투입한다는 점이다.
화력 지원을 통해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수출에 불을 지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사드(THAAD)' 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갈등 등 올해 수출 여건이 그리 밝지는 않다.
때문에 정부는 미·중에 의존하던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인도와 중동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또한 PPL·전자상거래 활용 등 수출품목의 다변화와 고도화도 꾀한다는 방침도 이번 방안의 주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예산 상반기 집중투입으로 수출 플러스 전환 기대
2015년과 2016년 우리나라 수출은 58년만에 처음으로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다만 연말 들어 점차 회복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런 수출회복세를 견고하게 유지·확대함으로써 올해는 반드시 플러스(+)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출을 늘리려면 기업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하에 전체 수출 마케팅 예산의 60% 이상을 상반기 내 투입한다.
올해 수출 마케팅 지원 규모는 3만2305개 사업장에 약 3729억 원이다.
수출상담회, 무역사절단 파견사업도 전체의 67%를 상반기에 조기 시행한다.
정부는 수출현장의 숨은 애로를 풀기 위한 노력도 적극적 병행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1∼2월 중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애로를 조사해 135건의 과제를 발굴했다. 이 가운데 단기해결이 가능한 과제 92건은 이번 무역투자진흥회의를 계기로 일괄해소하고, 중·단기 검토가 필요한 과제 43건은 관계부처와의 추가 협의를 거쳐 해결하기로 했다.
◆수출, 美·中 의존도 탈피…인도·중동 등 신(新)시장 공략
현재 정부가 눈여겨보는 시장은 인도, 중동,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 신흥국이다.
인도는 인구 12억5000만 명, 구매력 기준 국내총생산(GDP) 세계 3위의 거대시장이다.
6개 아랍 산유국이 모인 걸프협력회의(GCC)는 1인당 GDP 3만3천 달러의 높은 소득 수준을 바탕으로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고, ASEAN도 연평균 5%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포스트 중국'으로 떠올랐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수출상담회, 무역사절단 파견사업 중 67%를 상반기 중 앞당겨 시행하는 과정에서 신규 추진 행사는 신흥시장에 집중적으로 배치할 것"이라며 "성장세가 높고 중산층이 많은 나라는 소비재 수요가 높아 소비재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진시장에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U는 수입 수요가 증가하는 자유무역협정(FTA) 수혜품목과 고급 소비재 수출을, 일본은 실버상품·화장품 등 현지 수요가 높은 제품과 자동차부품·건설 기자재·사물인터넷(IoT)·핀테크 등 유망분야 수출을 확대한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
대외적으로는 126개 재외공관·무역관 공동 '현지대응반'을 가동해 수입규제, 비관세장벽 등과 관련한 기업 애로를 발굴하고 신속한 해결을 지원한다.
대내적으로는 2.6%에 불과한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비중을 늘리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수출 품목·방식 진화…PPL·전자상거래 활용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올해 수출 플러스 전환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수출 품목의 다변화와 고도화를 꼽았다.
정부는 올해 화장품·의약품·농수산식품·생활용품·패션의류 등 5대 소비재 수출액 목표를 270억 달러로 잡았다. 지난해의 235억 달러보다 14.9% 늘어난 것으로, 올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 증가율 전망치 2.9%를 크게 웃돈다.
5대 소비재의 수출은 문화융합 마케팅과 품목별 특화 마케팅으로 견인한다.
대표적인 것이 해외로 뻗어 나가는 한국 드라마, 영화 속에 간접광고(PPL) 방식으로 국내 기업의 제품을 노출하는 것이다.
정부는 중소기업 제품의 PPL을 위해 드라마 제작사와의 매칭 페어를 연내 4차례 열기로 했다.
한류를 타고 외국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화장품은 세포라·부츠 등 글로벌 유통망에 우리 우수기업 10개 사의 입점을 추진한다.
이외에도 '왕홍'(網紅·중국의 파워블로거)을 초청한 의료관광 체험·홍보, 해외 파트너기업과의 수출용 만화 공동제작 지원, 유럽·중국 등 해외 출판사와 애니메이션 수출 상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수출 플러스 기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존 주력 품목을 고부가가치화 하는 한편, 새로운 시장과 품목을 확대해야 한다"며 "소비재와 한류 콘텐츠 같은 서비스 유망분야에서는 특화된 마케팅 지원 등을 통해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