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 웹드라마 '마음의 소리' 포스터
웹플랫폼과 TV 프로그램의 결합 점차 확대
KBS 2TV '마음의 소리'·MBC '퐁당퐁당 러브'가 대표적 성공사례
시청률·조회수로 양분화된 수익 기준…작품 다양화에 기여
방송과 시청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높은 시청률은 곧 인기의 지표이자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청률 만큼 '조회수'의 영향력도 높아졌다. 웹플랫폼과 TV 프로그램의 결합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KBS 2TV가 지난해 11월 선보인 예능 웹드라마 '마음의 소리'는 네이버 TV캐스트 공개 하루 만에 조회수 300만을 돌파했다. 인기 웹툰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중국 웹사이트 소후닷컴에서도 공개 한달 반여 만에 조회수 1억 뷰를 달성하는 등 뜨거운 인기를 모았다.
'마음의 소리'의 경우 '웹 선공개-TV 방영' 순으로 편성된 작품이다. 11월 웹 공개 이후 12월이 돼서야 TV에서 첫 방송됐다.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5분에 편성된 '마음의 소리'의 첫 방송은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 기준 수도권 6.2%, 전국 5.7%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평균 4.7%로 막을 내렸다.
편성 시간의 한계 등을 고려한다면 나쁘지 않은 시청률이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의 웹플랫폼에서 기록적인 조회수를 낸 것에 비하면 턱 없이 낮은 시청률이다. 이후 웹플랫폼 조회수가 꾸준히 상승한 것과도 대조적이다.
이 사례는 방송사가 왜 웹플랫폼과 결합을 택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웹사이트, 모바일 기반 플랫폼 이용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더 이상 TV '본방사수'를 고수할 필요가 없어졌다. 결국 웹플랫폼과의 결합은 방송사로선 '생존'의 문제인 것이다.
KBS 2TV 예능 웹드라마 '마음의 소리' 캡처
TV와 웹플랫폼의 결합은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한다. 두 개의 플랫폼을 확보하면서 시청률과 조회수로 수익 창출 구조를 양분화할 수 있게 됐다. 조회수와 더불어 클릭수, 다운로드 수, 재생 수 등 다양한 세부 지표들도 수익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곧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기반으로 작용한다. 시청률 만을 지표로 하던 과거에는 소위 '대박 시청률'을 만들기 위해 천편일률적인 스토리가 쏟아졌다.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자극적인 소재, 뻔한 이야기가 범람하던 상황에서 연출자들이 위험 부담을 안고 '도전'을 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웹플랫폼의 확장 및 TV와의 결합으로 새 수익 창구가 확보되면서 연출자들은 시청률에 대한 부담을 어느 정도 내려 놓을 수 있게 됐고, 이를 바탕으로 참신한 도전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가장 수혜를 본 장르는 바로 단막극과 시트콤이다. 시트콤 '마음의 소리'는 웹플랫폼에서의 화제를 바탕으로 편성 시간 대비 호조의 성적을 보였고, 지상파 3사에서 몇 해 전부터 차츰 자취를 감춰가던 단막극도 속속 부활하고 있는 상황이다.
SBS 주말드라마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 포스터
웹드라마가 지상파에 편성되는 파격적인 사례도 쏟아졌다. 웹드라마의 경우 회당 10~15부 가량의 짧은 드라마를 의미하는데, 지난 2013년 처음 등장한 뒤 지금까지 꾸준히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방송사들은 웹드라마의 5~6회 분량을 묶어 방송에 1회로 편성해 내보내는 방식을 택하면서 웹플랫폼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만이 아닌 콘텐츠의 쌍방향 공유를 활성화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KBS가 선보인 '간서치열전'이 그 예다. 10분 분량의 7부작 드라마를 웹에 선공개 한 뒤, 방송에 1회로 편성하는 형태였다. SBS 역시 이미 성공한 웹드라마를 주말 황금시간대에 편성하는 실험적인 시도를 감행한 바 있다. 국내에 공개된 적 없던 웹드라마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는 중국 소후닷컴과 소후TV를 통해 공개됐던 작품으로 중국 오픈 3주 만에 1000만 뷰를 달성한 인기작이다.
이 사례 중 가장 성공한 작품은 바로 MBC가 2015년 선보인 '퐁당퐁당 러브'다. 이 작품은 2주간 웹에 선공개된 뒤 심야 시간대 TV를 통해 공개됐는데, 웹 선공개 당시 모은 화제성은 TV 시청률을 견인하며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퐁당퐁당 러브'의 조회수는 방영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DVD 제작 등 부가 수익 창출까지 이뤄내면서 웹플랫폼의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현재는 MBC '세가지색 판타지' 시리즈가 그 명맥을 잇고 있다. 지난 1월 26일 첫 방송된 '세가지색 판타지' 시리즈는 '우주의 별이', '생동성 연애', '반지의 여왕' 등 3작품으로 이어지는 시리즈로, 각 작품 별 3편씩 매주 목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앞선 두 작품의 평균 시청률이 1%대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오는 9일 TV 첫 방송을 앞둔 '반지의 여왕'도 시청률을 장담할 수 없지만, 참신한 소재와 신선한 배우진의 기용으로 웹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기에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는 평이다.
플랫폼의 다양화로 지상파의 힘이 약해진 지금 웹과 TV의 결합은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확대될 전망이다. 하나의 가능성을 새롭게 발견한 만큼 방송사들의 '新 생존전략'이 향후 어떤 결과를 이끌어 낼지, 또 두 플랫폼의 결합이 어떤 시너지를 이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