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 막겠다"…서울시, 학교·일터·일상서 '여성 혐오' 추방 나서
서울시가 '여성안심특별시 3.0'정책을 발표하며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 이후 시민들의 반응을 소개하고 있다. /서울시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을 계기로 드러난 우리 사회 '여성 혐오'를 해소하기 위한 서울시가 본격적으로 나섰다.
서울시는 7일 '세계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두고 '여성안심특별시 3.0' 정책을 발표하고, 혐오 문화와 데이트 폭력, 디지털 성범죄 등을 차단해 생활 속 여성안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는 '세살 성평등이 세상을 바꾼다'는 슬로건 아래 인성이 형성되는 시기의 어린이집 아동, 초·중학생 3만여 명을 대상으로 성인지적 감수성 향상 조기 눈높이 교육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연내 유네스코 등 국제기준에 맞는 서울형 '성평등 교육 교재' 개발과 성평등 교육을 담당하는 현장활동가를 90명까지(현재 약 40여 명 활동 중) 확대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어른들의 성차별 의식이나 성별 고정관념이 아이에게 답습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교사·학부모 총 7000명에게 성인지 강화 교육도 실시한다.
일터에서는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성평등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고 일반기업으로의 확산을 유도한다. 시 전 부서에 젠더담당자를 지정·운영해 시정 전반에서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고, 시 산하 모든 위원회의 여성 위원 비율을 연내 4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시 홍보물을 심의하는 위원회에 젠더전문가를 선임하고, 직장맘지원센터를 기존 2개소 외에 내년까지 2개소를 권역별로 추가 확충한다.
일상에서는 성평등 의식이 자연스럽게 확산될 수 있도록 성평등 이미지를 모은 이모티콘을 올 하반기 제작해서, 카카오톡 등을 통해 무료로 배포한다. '앞치마를 두르고 집안일을 하는 남자', '스포츠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여자아이' 같이 남·녀의 정형화된 성역할 고정관념을 깨는 이미지가 담길 예정이다.
데이트 폭력과 디지털 성범죄 추방을 위해서는 시가 지자체 최초로 민간단체 등과 연계해 피해구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피해자에 대한 무료 법률·의료지원을 시범 실시한다. 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및 학생회 연계 예방교육 및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등과의 협약을 통해 데이트 폭력…디지털 성범죄 추방 캠페인을 추진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엄규숙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서울시는 그 동안 개인의 영역에 머물러 있던 여성 안전문제들을 제도화하며 안심영역을 확장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며 "여기에서 머물지 않고 올해는 '성평등한 도시가 되면 여성이 안전한 도시가 되고, 여성이 안전한 도시가 되면 모두가 안전한 도시가 된다'라는 기본 명제 위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성평등 공감문화의 확산을 통해 모두가 안전한 도시가 되는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