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4호선 안전사고 14건…서울메트로 '반성문' 냈다
안전한 지하철을 만드는 열가지 상식 /서울메트로 2016 안전보고서
국내 지하철 중 가장 먼저 개통해 그만큼 시설이 노후화된 1기 지하철(1~4호선)의 운영사, 서울메트로(사장 김태호)가 최근 사상 최초로 안전보고서를 발간했다. 여기에는 구의역 사망사고를 비롯해 2016년 한 해 동안 발생한 14건의 안전사고에 대한 반성이 담겼다. 사실상 지난해 안전사고에 대한 서울메트로의 '반성문'인 셈이다.
서울메트로는 '2016 안전보고서'에서 구의역 사망사고에 대해 "서울메트로 창립 이래 최대의 위기로 평가될 만큼 시민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준 사고였다"며 "서울메트로는 이 사고가 단순히 누군가의 부주의가 아닌 불완전한 시스템이 초래한 필연적인 결과로 판단하고 승강장안전문 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구의역 사고 당시 서울시는 서울메트로의 책임자를 문책하여 시장이 임명권자인 서울메트로 감사의 사표를 수리하였으며, 서울메트로는 경영 감독상의 책임이 있는 경영지원본부장, 기술본부장 등 임원 2명의 사표를 수리하고, 사고 관련자 5명(설비처장, 전자사업소장, 구의역장 등)을 직위해제 했다"며 "당시 서울메트로 사장직은 공석 상태였으며 안전관리본부장이 사장직무대행 역할을 맡아 사고를 수습한 뒤 퇴임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5월 28일 오후에 발생한 구의역 사고는 승강장안전문(PSD) 센서를 점검하고 있던 작업자가 뒤늦게 비상제동을 건 전동차와 치여 숨진 사건이다. 서울메트로는 안전보고서에 이 사건을 포함, 총 14건의 사고와 장애에 대해 원인과 대책을 정리해 시민들에게 제시했다.
전동차 내 안전시설 알고계신가요? /서울메트로 2016 안전보고서
2호선 구의역 에스컬레이터 승객 발빠짐사고(2016. 3. 16)의 경우 고장난 에스컬레이터 안전조치 소홀 및 역무원 임의 가동이 원인이었다. 서울메트로는 에스컬레이터 고장시 폐쇄 조치를 취하고 안내문을 부착하며 관련 매뉴얼 개선에 나섰다.
2호선 성수지선 장안철교 작업자 추락사고(2016. 9. 3)는 경찰과 서울시 등이 사고원인을 조사 중인데, 일단 관리감독자를 공사현장에 철저히 배치하는 대책을 시행 중이다.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공사작업자 추락사고(2016. 11. 28)는 역사 출입구 천장재 설치공사 중 작업자 계단이 추락한 것이 원인으로 작업발판 보강 및 추가설치 등 작업장 안전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2호선 신촌~이대 전기실 감전사고(2016. 12. 15)는 작업자 임의로 배전반 보호커버를 개방하고 줄자로 측정해서 발생했다. 전면 보호커버를 설치하고 감독을 강화하는 대책이 나왔다.
2호선 서초역 전차선 단전사고(2016. 3. 22)는 열차 견인전동기의 절연불량과 기관사의 응급조치 및 보고 미흡이 원인으로 승무원 응급처치 교육을 강화하고 견인전동기 청소방법을 개선했다.
3호선 도곡역~매봉역 간 전차선 파손사고(2016. 3. 16)는 운행열차 집전장치와 전차선 시설물 접촉으로 인한 전차선 파손과 단전이 원인이었다. 서울메트로는 전차선 검사방법을 개선하고, 교체주기에 따른 이력관리 시행을 철저히 하기로 했다.
3호선 교대역 누수 유도처리용 동판 탈락사고(2016. 2. 19)는 동판을 고정하는 못 시공이 불량했고 점검방법도 부적절했다. 동판 점검방법과 고정 못 취급방법을 개선했다.
4호선 한성대입구역 동력운전 불능사고(2016. 1.6)의 경우 전동차 고속도차단기 고정볼트 체결 불량 및 절연내력 저하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으며, 그 대책으로 고속도차단기 절연성능을 강화하고, 방송장치 기능을 개선했다.
4호선 동대문역 리프트 전동스쿠터 추락사고(2016. 9. 3)는 스쿠터와 리프트 충돌이 원인이라 리프트 안전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4호선 창동기지에서는 청소작업자 추락사고(2016. 9. 3)와 전동차 작업자 감전사고(2016. 11. 18)가 연달아 발생했는데 각각 작업자의 안전수칙 위반, 승무원의 규정위반이 원인이었다. 청소작업과 관련해서는 안전조치 강화와 매뉴얼 개정, 전동차 기동과 관련해서는 출고점검 규정 준수와 작업내용의 철저한 공유가 대책으로 마련됐다.
4호선 사당역 선로전환기 고장사고(2016. 7. 24)는 계전기 접점 불향이 원인으로 정비와 점검을 강화했고, 4호선 당고개역 급전케이블 절연파고사고(2016. 8. 7)는 전원공급용 케이블의 절연 보강만이 아니라 중점관리개소를 지정하고 이에 대한 특별점검을 시행했다.
김태호 사장은 안전보고서를 발간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일본 도시철도 기관에서는 매년 발간하고 있는데 이제부터라도 우리도 매년 발간할 예정"이라며 "한 해 동안의 안전사고와 대책, 안전 개선 성과, 시민안전행동 요령 등 시민들께 안전 활동을 알기 쉽게 정리하여 소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