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역대 최악의 피해를 입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생명력이 끈질기게 이어지면서 축산농가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14일~15일 연이어 나주, 무안의 육용오리 농가에서 고병원성 AI 의심사례가 접수됐다.
이에 농식품부는 15일 자정부터 17일 낮 12시까지 36시간 동안 전남·광주 지역의 모든 오리류 관련 농가를 대상으로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이번 일시 이동중지 적용대상은 국가동물방역시스템(KAHIS)에 등록된 7700여개소다.
농식품부는 이동 중지 기간 동안 9개반 18명의 중앙점검반을 구성해 농가 및 축산 관련 시설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위반 사항 적발시 관련 법령에 따라 고발 등 강력하게 조치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일시 이동중지 명령과 방역 강화 조치가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오리류 축산 농가, 관련 계열화 사업자 및 지자체 등이 AI 차단 방역 활동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15일 장흥군 부산면의 육용 오리 농장 3곳에서도 출하전검사 중 H5형 바이러스가 검출돼 오리 3만700마리와 반경 500m 이내 농장 2곳의 오리 2만2300마리 등 총 5만3000마리를 살처분하기로 했다.
전남 지역뿐 아니라 충남 서산에서도 새끼오리에서 AI항체가 검출됐다.
서산시에 따르면 최근 고북면 소재 한 종오리농장이 경남 거창과 전남 영암으로 분양한 5∼7일된 새끼오리에서 모체이행항체로 추정되는 AI 항체를 확인했다.
모체이행항체는 어미의 면역항체가 새끼한테 전해진 항체로 어미가 AI에 접촉했거나 감염됐을 때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산 종오리농장에서 분양한 새끼오리가 AI 감염이 의심됨에 따라 서산시 방역부서는 농장에 보관 중인 종란 30만개에 대해 예방 차원에서 전량 폐기 처분에 들어갔다.
전국적인 확산세는 꺾였지만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AI 사태에 농가의 피해는 점저 커져만 가고 있다.
15일 기준 전국적으로 905 농가에서 AI가 발생해 3563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매몰됐다.
살처분 된 닭은 모두 2948만 마리로 전체 사육 규모의 19%를 차지하고 있다. 오리도 314만 마리가 살처분 돼 전체 사육 규모 중 약 36%가 땅 속에 묻혔다.
특히 산란계는 전체 사육 대비 34.4%가 살처분 됐고, 산란종계는 전체 사육 규모의 절반이 땅속에 묻히는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
서산시가 지난 15일 종오리 농장 AI 의심 종란을 폐기 처분하고 있다./서산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