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빅4 정세변화와 정책과제 세미나'에서 배성종 한국은행 국제종합팀장이 'Big4(미·중·일·EU) 경제여건 및 전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대한상공회의소
올해 미·중·일·유럽연합(EU) 등의 경제 상황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와 정치적인 불확실성에 따른 글로벌 투자회복 지연 등으로 세계 경제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나라 경제도 최근 수출과 투자 개선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계부채와 저출산 등의 요인으로 소비 심리 위축이 계속되면서 올해도 2% 중반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은행은 16일 서울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글로벌 빅4 정세변화와 정책과제 세미나'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미국 신정부 출범과 중국의 사드 리스크 등 대외 불안요인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개최된 이번 세미나에서는 200명이 넘는 기업인이 참석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날 배성종 한국은행 국제종합팀장은 '빅4 경제의 여건 및 전망' 주제발표에서 "미·중·일·EU 글로벌 빅4 경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배 팀장은 "향후 미국 경제는 재정 확대 등에 따른 직접적인 효과와 함께 투자 및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정책에 핵심은 법인세 개편과 인프라 투자 확대"라며 "법인세 최고 세율을 현행 35%에서 15∼20%로 낮추는 대신 최고세율 인하에 따른 세수부족분을 국경조정세를 도입해 보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경기활성화를 위해 10년간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계획 중이다. 정부재정 부담을 줄이고 투자가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민관 합작 형태로 시행하며 세제혜택 제공을 통해 민간 참여를 유도할 전망이다.
배 팀장은 중국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과잉설비산업 구조조정, 부동산시장 안정, 기업부채 관리가 중국의 3대 리스크"라며 "중국 정부는 석탄, 철강, 시멘트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부채과다 국유기업의 파산을 용인하는 등 경제안정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과 EU의 경제에 대해서도 완만한 회복세를 예상했다. 그는 "여전히 저성장을 기록 중인 일본의 중장기적 성패는 구조개혁 성공여부 및 재정건전성에 대한 신뢰회복 여부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또 "영국의 브렉시트 공식화, 반EU·반이민 정치세력의 지지율 상승 등이 유로존의 주요 이슈"라며 "프랑스 대선(4~5월), 독일 총선(9~10월) 등의 결과가 EU 체제 약화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은행 유진혁 조사총괄팀 과장은 '2017년 경제전망과 주요과제' 주제 발표에서 "국내 경제는 수출 및 투자 개선에 힘입어 2% 중반의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다만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소비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상황 역시 제조업 업황부진 심화 등으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올해 취업자 수는 전년과 대비해 26만명 내외로 증가하고, 실업률은 3.9%, 고용률은 60.5%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장병화 한국은행 부총재는 "최근 글로벌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으며 이러한 불확실성이 우리 금융·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경제는 경상수지 상황, 외환보유액 규모, 금융기관의 재무건정성 및 외화차입 여건 등이 양호하여 대내외 충격은 충분히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