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음성인식 인공지능 서비스 '기가지니(GiGA Genie)'. / KT
"인공지능(AI) 전문가 모시기경쟁 치열합니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IT기업들이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관련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AI가 부상하며 기업들이 최근 앞다퉈 서비스와 연구개발(R&D)를 위한 전담조직을 강화하는 가운데, 전문 연구 인재를 구하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AI 분야 인재 모시기 나선 이통사
지난 3일 상반기 채용을 시행한 KT는 AI 분야 인재에 특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AI 채용 분야는 ▲AI 인프라 ▲AI 서비스 ▲AI 컨버전스 등으로 나뉜다. KT가 AI 분야에서 채용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T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AI 분야에서는 전문가를 개별적으로 채용했다"며 "몇 명을 채용할지 정확한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원자를 보고 필요한 인재를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AI분야에서 채용된 인력은 'AI 테크센터'로 배정된다. KT는 연초 조직개편에서 융합기술원 산하에 AI 테크센터를 신설해 그룹 내 분산돼 있던 AI 관련 기능을 통합했다. 이에 따라 KT는 AI 테크센터와 AI 서비스 분야, 투트랙으로 AI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회사의 전체 AI 연구 인력을 합치면 100여명 정도 규모로 추산된다. 이번 채용을 통해 KT의 AI 분야 전담조직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기존 AI 기술 연구조직을 AI 사업단 산하 'AI기술 1,2본부'로 확대 재편하며 AI 사업에 힘을 실었다. AI 사업단장은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검색을 담당한 1971년생 '젊은 피' 이상호 SK플래닛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앉혔다. 향후에도 AI 분야 추가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조직 개편에서 AI 서비스 사업부 신설한 LG유플러스는 지속적으로 전문 인력들을 모색해서 채용할 계획이다. AI 서비스 사업부는 기존 한 두 개 정도의 팀 규모에서 사업부로 격상됐다.
회사 관계자는 "연내 AI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내부 전문 인력 위조로 주직 구성을 완료했다"며 "'LG테크노컨버런스'를 통해서도 전문인력을 물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년 열리는 LG테크노컨버런스는 LG 계열사들이 국내외 석·박사급 R&D 인재들을 대상으로 마련하는 기술 세미나다.
네이버랩스의 자율주행 기술 이미지. 딥러닝 기반 이미지 인식을 활용해 도로에서 볼 수 있는 사물을 몇 개의 클래스로 분류하고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 네이버
◆"AI 전문가, 업계 수요 못 따라가"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들도 AI 인력 섭외에 공을 들이고 있다. 포털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관계자들은 "AI 인재 영입 치열하다"고 입을 모은다.
신사업이니만큼 AI 연구 기반이 척박하고, 많은 기업들이 AI R&D에 동시다발적으로 나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네이버 관계자는 "국내만으로는 AI 관련 전문가 영입이 어렵다. 전세계적으로 놓고 봐야 AI 관련 연구자가 확보되는 상황"이라며 "특히 생활환경 기능이 메인인 네이버는 여기에 맞춰 연구를 해줄 인재를 모셔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달 AI 사업 전담 조직을 갖춘 카카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카카오는 자체 AI 기술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해 음성인식·인공지능 관련 기술 기반의 서비스 R&D 를 전담하는 TF(테스크포스)를 최근 별도로 신설했다. 기존 검색, 추천, 데이터 커넥션 담당 조직과 해당 TF는 하나로 묶어 'AI부문'으로 통합했다. 규모는 수백여명 수준이다.
회사는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과 함께 협업하며 카카오AI를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AI부문은 AI 플랫폼을 만들고 활용해 신규 서비스를 개발한다. 메신저, 포털, 음악서비스 등에 AI 기술이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다. 카카오브레인은 고차원적인 AI R&D를 진행한다. 수시로 교류하며, 협력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에서 AI 등 신사업과 관련된 인재 풀은 적고 요구는 늘어나는데 학계에서 배출되는 전문 인력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인력을 총동원, 아는 사람을 통해 직접 접촉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