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스마트 자동차 산업의 기술 특허 출원 수는 세계 2위 수준으로 센서와 인간자동차인터페이스(HVI)분야 기술은 우수한 반면 안전 기술 분야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전 분야의 기술은 자율주행의 핵심인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5일 '스마트 자동차 산업의 기술역량과 발전방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이 1970년부터 2015년까지 미국 특허청에 출원한 스마트 자동차 기술 특허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출원 건수 기준으로 2013년 독일을 추월해 3위를 차지했다. 2014년에는 2위로 일본을 앞섰고, 이후 3년 연속 미국 다음으로 스마트 자동차 기술 특허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5대 핵심 기술(센싱시스템 기술, 클라우드 기반 자율주행, HVI 기술, 스마트 ADR기술, 자율협력주행 도로 시스템)로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센서분야와 인간자동차인터페이스분야에 집중하고 있었다. 반면 자율주행의 핵심으로 꼽히는 안전 기술 분야는 상대적으로 기술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기업의 안전분야의 기술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정부가 규제를 풀기보다는 새로운 안전관련 규제책이 산업기술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충돌방지 경보 장치의 장착을 의무화한다거나 차량자가진단 또는 긴급상황정보에 대한 통신 기능을 의무화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정태현 한양대 교수는 "안전 분야 규제는 새로운 시장과 수요를 창출함은 물론 관련된 도로 및 관제 인프라도 필요로 하므로 관련 업체의 기술개발에 적지 않은 인센티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스마트 자동차 특허 기술 특허 출원 수는 많은데 반해 질적인 수준은 주요 경쟁국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 자동차 특허 출원 건수가 많은 8개 국가를 대상으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출원된 특허가 후속 발명에서 인용된 횟수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평균 0.94회로 영국(0.91회)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보다 인용횟수가 적었다.
평균 인용횟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으로 3.91회였으며 이어 독일 2.54회, 캐나다 2.07회, 일본·중국 1.81회, 대만 1.14회로 순으로 조사됐다.
또 한경연이 스마트 자동차 기술 특허와 특허 인용정보를 분석한 결과, 스마트 자동차 기술의 수명주기가 대부분 최근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오철 상명대 교수는 "이는 스마트 자동차에 대한 과거의 원천기술이 여전히 중요함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초기에 기술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추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