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6일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의 산업 진흥과 규제는 한 기관에서 맡아야 한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퇴임을 하루 앞두고, 차기 정부 조직개편안에 대해 소회를 털어놓았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6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오찬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말하며 "방송통신 융·복합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어 같은 기관에서 맡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간 정부 일각에서는 현재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 나뉘어져 있는 방송·통신 부문에 대한 규제 및 진흥 업무를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최 위원장은 "2013년 방통위와 미래부는 산업 진흥적인 측면과 규제 측면에서 업무가 나뉘어져 갈라졌다"며 "지난 3년 간의 경험으로 볼 때 지금 시대에는 진흥과 규제가 연계돼 있고 한덩어리로 움직여야 하며, 전체적인 틀에서 방송의 산업 진흥과 규제는 한 기관에서 맡아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차기 정부의 조직개편을 앞두고 지난 3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적인 철학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다만, 정보통신기술(ICT) 중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새롭게 육성해야 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전담 부처를 따로 마련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규제와 진흥을 하나로 통합하되, 혁신적인 최첨단 기술 분야는 따로 육성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주장이다.
최 위원장은 퇴임으로 인한 방통위 행정 공백 우려에 대해서는 "마음이 편치 않다"며 "공백이 있다해도 위원회가 조사나 검토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 등 급히 필요한 안건 등은 앞당겨 처리해 급한 불은 껐다는 입장이다.
방통위는 최성준 위원장이 7일 임기가 끝나면 고삼석·김석진·김용수 상임위원 등 3인 체제가 구성된다. 이날 김용수 상임위원은 신임 방통위 위원으로 정식 임명됐다.
신임 상임위원인 김용수 전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야권과 시민단체, 방통위 노조의 반발에도 방통위원으로 공식 임명돼 대선 전 '알박기 인사'라는 논란이 일었다. 김용수 신임위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 방통위 방송진흥기획관·국제협력관을 거쳐 박근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로 활동했고, 박근혜 정부 출범때 대통령비서실 정보방송통신비서관을 지냈다.
문제는 이에 대한 후폭풍이다. 야당 추천의 고삼석 방통위 상임위원은 김용수 위원 임명에 반발해 모든 회의 일정을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라 방통위 업무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고삼석 위원의 임기는 오는 6월 8일까지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최성준 위원장은 "퇴임을 앞두고 있으면서 이에 대해 어떤 의견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최 위원장은 그간 이끈 3기 방통위 공으로는 초고화질(UHD) 방송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을 꼽았다. 최 위원장은 "5월 31일에 지상파 UHD 방송을 하게 된 것은 그간 겪어온 과정이나 노력을 해온 것들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제일 잘했다기보다는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며 "통신 쪽에서는 거의 2년 8~9개월 동안 씨름을 해왔던 단통법의 안착이 제일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2014년 첫 법조인 출신으로 3기 방송통신위원장직을 맡아 3년의 임기를 수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