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이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 '갤럭시S8' 예약판매 문의를 하고 있다 . / 김나인 기자
지난 7일 예약판매에 들어간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8'의 초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업계에서는 "역대 전작들의 예약판매 기록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9일 삼성전자는 8일 기준으로 갤럭시S8의 예약판매량이 55만대를 넘은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첫 이틀 동안의 실적을 비교하면 '갤럭시S7'의 7배, '갤럭시노트7'의 3배를 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특히 하루에만 27만대 이상 예약된 셈으로, 역대 예약판매 최고 성적으로 기록돼 있는 갤럭시노트7의 40만대 기록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갤럭시S8의 흥행은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 'G6'를 제외하고는 적수가 없는 데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이동통신사까지 갤럭시S8 예약판매에 역대 최고 수준의 혜택을 실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부터 전국 3000여곳의 매장에서 갤럭시S8 시리즈 체험 공간을 마련하고, 블루투스 스피커 등 40만원 상당의 사은품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마케팅 포문을 열었다. 이동통신사들은 예약판매 전부터 갤럭시S8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KT 관계자는 "'갤럭시S7'이나 '갤럭시노트7' 대비 예약 가입률이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KT는 1년 후 사용 중인 갤럭시S8을 반납하고 최신 갤럭시S 혹은 노트 시리즈로 기기변경하면 출고가의 최대 50% 보상 혜택을 제공하는 '갤럭시S8 체인지업', 이용실적에 따라 할인을 제공하는 'K-뱅크 체크카드' 등 예약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사실상 기기값 0원으로 1년 간 기기를 쓸 수 있는 'T갤럭시클럽 제로'를 선보였고, LG유플러스도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많은 지원금인 26만4000원을 지원하는 등 갤럭시S8 이용자 모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갤럭시S8' 오키드 그레이 색상 모델. / 삼성전자
효자 컬러는 '미드나이트 블랙'과 신규로 나온 '오키드 그레이'가 꼽혔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예약이 많은 색상은 블랙과 오키드 그레이"라며 "두 색상이 유사한 수준으로 사전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키드 그레이의 경우 전작에는 없었던 새로운 컬러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키드 그레이는 은은한 자주색의 난초꽃을 뜻하는 '오키드'에 회색이 섞인 모델이다. 일반적인 회색 컬러와는 다르게 연한 자주색을 띤다. 갤럭시S8 시리즈는 ▲미드나이트 블랙 ▲아크틱 실버 ▲코랄 블루 ▲메이플 골드 ▲오키드 그레이 등 5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갤럭시노트7'에 처음 도입했던 '블루코랄'이 인기를 끌어 예약판매 당시 열흘만에 전국 이동통신 대리점 등에서 품절된 바 있다. 때문에 삼성전자의 컬러 마케팅이 갤럭시S8에도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델별로는 14.7㎝(5.8인치) '갤럭시S8' 일반형과 15.7㎝(6.2인치) '갤럭시S8플러스' 등 두 모델에 대한 관심이 고르게 나타났다. 이통사 관계자는 "화면 크기가 큰 갤럭시S8플러스도 갤럭시S8과 같이 문의가 상당히 들어오고 있는 편"이라고 전했다.
예약판매는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을 통해 주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LG유플러스의 갤럭시S8 전용 예약판매 웹사이트는 접속자가 몰려 예약판매 첫 날 오전 9시부터 1시간가량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장에서 고객문의가 들어오고 갤럭시S8 체험을 하려는 내방객도 늘었지만, 특히 카카오톡 예약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7~8일 양일 간 이동통신 시장 전체 번호이동은 평균치는 1만2300여건을 기록해 최근 하루 평균 번호이동인 1만3000건 보다 소폭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예약판매에 들어간 갤럭시S8 구매를 문의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 오히려 번호이동 수치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예약구매의 경우 단말 개통 전 단계이기 때문에 번호이동이나 기기변동에 포함되지 않는다. 상당수 소비자가 갤럭시S8 출시에 관심을 보여 예약판매 수치가 늘어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8의 예약판매가 끝나고 개통이 시작되는 18일부터 번호이동 수치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갤럭시S8(64GB)의 출고가는 93만5000원이다. 통신사별 최대 지원금은 LG유플러스가 26만4000원, KT 24만7000원, SK텔레콤 23만7000원 순이다. 단말기 지원금 대신 20% 요금할인을 선택할 경우 24개월 약정 기준, 최고 52만8000원을 할인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