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이 동부대우전자에 대한 기존 재무적 투자자(FI)를 전략적 투자자(SI)로 교체한다. 금융이익 목적으로 투자한 기존 FI를 전략적 파트너로 교체함으로써 재무약정 부담을 줄이고, 장기적인 투자금 확보로 안정적인 사업 확대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지난 7일 국내 사모펀드(PEF)운용회사인 자베즈파트너스 컨소시엄과 동부대우전자 FI 보유 지분(49.5%) 인수에 대한 투자 유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자베즈파트너스가 해외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동부대우전자 투자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부그룹과 자베즈파트너스 컨소시엄의 MOU가 체결됨에 따라 기존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회수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동부그룹은 2013년 동부대우전자를 2726억원에 인수하면서 KTB프라이빗에쿼티(PE)와 SBI프라이빗에쿼티(PE) 등 FI로부터 1356억원을 조달하고, 지분 49.4%를 넘겼다. 나머지 지분 50.6%는 동부하이텍(18.4%), 김준기 회장(9.2%), 동부(6.6%), 동부라이텍(1.8%) 등이 보유하고 있다.
FI는 당시 동부대우전자가 2018년까지 기업공개(IPO)를 못하거나 인수 3년 이후 순자산 1800억원 유지하지 못하면 동부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동부대우전자 지분을 같이 팔 수 있는 드래그얼롱(동반매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약정을 맺었다.
그러나 동부대우전자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과 같은 1조6000억원, 영업이익 130억원을 기록하며 3년째 정체 상태다. 반면 순손실 규모는 2014년 59억원, 2015년 239억원으로, 지난해에도 비슷한 규모로 확대되고 있다.
동부그룹은 동부대우전자의 순손실 규모 폭이 확대되면서 IPO는 커녕 FI들의 투자금을 상환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이로 인해 동부그룹은 그간 동부대우전자 경영권 상실을 우려해 왔다.
동부그룹은 이번 투자자 변경으로 약정의 부담을 덜고, 지분 매각으로 제품이나 생산라인에 대한 투자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또 투자 후 수익률만 따지는 FI와 달리 SI는 투자기업 사업 확대와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경영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이번 투자자 변경을 통해 재무적인 부담을 해소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