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음원 서비스 '멜론'의 운영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 효과를 누리며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뒀다. 카카오는 호실적을 등에 업고 하반기부터 인공지능(AI) 스피커와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며, 신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카카오는 11일 올해 1분기 매출 4438억원, 영업이익 383억원, 당기순이익 54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83%, 82%, 398% 늘었다.
실적 상승은 지난해 인수한 로엔엔터테인먼트가 견인했다. 음원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의 매출이 지난해 2분기부터 반영된 영향으로 음악 콘텐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대폭 상승한 1103억원을 기록해 콘텐츠 플랫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한 것이다. 콘텐츠 플랫폼 매출은 2218억원이다.
최세훈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멜론을 인수한 지 1년이 지난 후 지금까지 약 50만명의 유료 가입자가 순증했다"며 "카카오의 추천·검색 기술과 카카오페이 간편 결제 적용하면서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게임 분야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경쟁 심화에 따른 신규 게임 출시 부재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14% 감소했으나 퍼블리싱 게임 매출 비중의 확대와 PC 게임 매출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로는 14% 증가해 803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톡 이모티콘 사업이 반영된 기타 콘텐츠 매출은 전분기 대비 46%, 전년 동기 대비 74% 상승한 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상승했다.
광고 플랫폼 매출은 시장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6%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3% 성장해 1333억 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광고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53%다.
네이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약세였던 광고 플랫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늘어난 1333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광고의 매출 비중은 53%다.
카카오는 올해 하반기에는 AI 사업을 가시화해 네이버와 본격적인 AI 경쟁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날 임지훈 카카오 대표이사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오는 3분기 AI 스피커를 출시하고 7월에는 음성기반 AI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할 것"이라며 "카카오의 모든 서비스에 AI를 접목시킬 것이며 음성을 통해 원하는 모든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임 대표는 "대화형 인터페이스는 카카오의 본질"이라면서 "카카오 AI에 카카오톡, 멜론, 다음 뉴스, 카카오택시, 내비게이션 등을 연동하면 생활 혁신이라는 목표를 가장 잘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챗봇과 AI 스피커 등을 묶어 음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AI가 전기나 물 같은 인프라(기반시설)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인 만큼 여기서 카카오가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실제 카카오는 지난 2월 AI 연구개발(R&D)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을 설립했다. 임 대표가 직접 카카오브레인을 총괄하며 AI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 4월 임 대표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 계정을 통해 카카오 캐릭터인 '라이언 카카오 AI 스피커'의 테스트 버전을 공개한 바 있다. 로엔과 카카오게임 등 카카오가 보유한 서비스들도 AI 음성 인식을 통해 구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카카오 측은 카카오택시·드라이버 등 모빌리티 사업부 투자 유치설에 대해서는 "모빌리티 사업부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