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종식 단계에 접어들었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최근 잇따라 신고돼 방역당국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4일 0시부터 AI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조정하고, 5일 0시부터 전국 전통시장 및 가든형 식당의 살아있는 가금류 거래 금지 조치했다.
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2일 제주도 제주시 소재의 한 토종닭 농가에서 AI 의심축이 신고 됐다.
제주도는 지난 겨울 AI 사태 당시 철새에 의해 고병원성 AI가 전파된 적은 있지만 농가에서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가의 신고에 따라 제주도 동물위생시험소가 실험실검사(PCR 검사)를 진행한 결과, AI 바이러스는 H5N8형으로 확인됐고 고병원성 여부는 5일 검사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 농가의 농장주는 지난달 27일 제주 지역의 한 재래시장에서 오골계 5마리를 사온 후 이틀 뒤 5마리가 전부 폐사했다. 이어 2일 오후 기존에 키우던 토종닭 3마리가 추가로 폐사해 당국에 의심신고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는 AI 의심축 신고에 따라 해당 농장에 초동방역팀을 투입해 이동통제 조치를 실시하고 신고 농장 주변 4개 농가의 닭·오리 1만3000여 마리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했다.
제주도에 AI 의심 신고가 접수된 다음 날 전북 군산의 오골계 농장에서도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과정에서 고병원성 AI 의심축이 확인됐다.
폐사한 오골계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전북 군산 서수면의 1만9000마리 규모 농가에서 유통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농가에서도 AI 양성반응이 나와 살처분 작업에 들어갔다.
군산 농장주는 오골계 1000 마리를 제주 지역에 판매했으며 이 가운데 100마리가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AI 의심축이 제주시와 전북 군산시 2개 시·도에서 거의 동시에 발생한 만큼 역학적 관련지역으로 확산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이번 AI 의심신고가 살아 있는 가금 거래상인을 통해 유통됐고 전통시장으로 판매하는 농가 또는 거래상인 계류장을 중심으로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AI에 감염된 오골계가 유통됐을 가능성이 있는 파주, 양산의 농장에서도 시료를 채취해 AI 감염 여부를 조사 중이다.
당국은 5일 제주도의 H5N8형 바이러스가 고병원성 확진 판정이 나올 경우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그에 따른 방역대책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력 아래 모든 가용자원을 동원해 초동방역을 철저히 해달라"며 "AI 발생 경로에 대한 역학조사 등을 신속히 이행해 확산 방지를 위해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제주시 토종닭 AI 의심축 신고와 관련한 총리 긴급지시에 따라 서울과 세종청사 영상회의실에서 '농식품부 장관 주재, 관계부처 차관, 지자체 부단체장 AI 긴급 대책회의'가 진행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