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연구원들이 나노셀 TV에 적용되는 편광판을 살펴보고 있다./LG디스플레이
대형 디스플레이 분야의 절대강자인 LG디스플레이가 전선을 중소형 디스플레이로 확장한다. 3분기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대량 양산을 시작으로 경기도 파주에 짓고 있는 신공장인 P10에서도 이르면 내년부터 스마트폰용 OLED를 생산한다. 대형은 물론 중소형에서도 디스플레이 시장 강자로서의 면모를 파죽지세로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13일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TV, 모니터, 노트북PC, 태블릿PC 등에 사용되는 9인치 이상 대형 디스플레이(LCD·OLED 등) 시장에서 올 1분기에 3542만대를 출하하며 점유율 21.4%를 기록했다. 2009년 4분기 이후 부동의 1위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패널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출하량은 물론 매출액(27.8%)과 면적(25.0%) 기준으로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 같은 시장 점유율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했던 LG디스플레이는 2분기에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증권가는 올 2분기 LG디스플레이의 매출액은 6조7800억원, 영업이익은 8968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6%, 영업이익은 무려 1920% 늘어난 수치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것으로 전망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어규진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 2017년 연간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며 "상반기에 대면적 중심의 TV용 패널가격의 강세로 실적 호조세를 기록했다면, 하반기는 성수기 진입에 따른 대면적 중심의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그간 경쟁사와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렸던 중소형 OLED 시장에도 본격 나선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3분기부터 경북 구미의 E5 라인 가동을 시작, 6세대 플렉시블 OLED를 생산한다. 월 생산량은 1만5000장으로 이는 5.5인치 스마트폰을 연간 3000만대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여기에 LG디스플레이가 경기도 파주에 짓고 있는 신공장인 P10에서도 OLED를 2019년부터 양산할 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6세대 OLED 생산장비를 투입해 월 3만장(6인치 스마트폰 연간 5000만~6000만대)을 생산하는 규모로 투자비만 4조~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를 본격 생산하면 내년부터는 애플의 아이폰에 OLED 패널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에 아이폰용 LCD 패널을 공급했다. 하지만 중소형 OLED 패널 개발과 양산이 늦어지면서 애플이 OLED 패널로 전환하는 시기에 삼성디스플레이에 고객사를 뺏기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애플이 LCD 패널을 LG디스플레이로부터 주문하고 있다는 점에서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패널 생산이 본격화되고 안정화되면 자연스럽게 애플이 OLED 패널을 주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신규 공장 시설투자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다수의 고객사가 OLED 기술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완제품 세트업체와 강력한 상생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