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1분기 2조4000억원대의 영업이익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가 2분기에는 3조원을 넘어서며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사에서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매출액 6조9720억원, 영업이익 3조14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분기 사상 최대였던 전 분기보다 각각 10.8%, 21.6% 증가한 수치로, 시장 전망치(영업이익 2조8714억원)를 크게 상회한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슈퍼 사이클(장기호황)에 진입하면서 SK하이닉스의 실적을 견인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올해 2월부터 D램 산업의 고점논란이 있었지만 우려와 달리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특히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기업이 높은 D램 가격에도 불구하고 전체 D램 수요를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D램 재고 확보를 중시하기 때문에 기존 수요처처럼 D램 가격 상승에 민감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청주 반도체공장의 생산라인. /SK하이닉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상반기를 넘어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에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D램 메모리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48단 3차원(3D) 낸드플래시 메모리가 주요 고객에게 공급돼 그동안 시장의 우려가 불식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12조원으로 제시했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2분기에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디램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48단 3D낸드가 주요 고객에게 공급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디램의 하반기 매출액은 상반기보다 21% 늘어난 11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31% 증가한 6조3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낸드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25%, 44% 늘어난 3조8000억원, 1조원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 황민성 연구원은 "낸드 가격 강세는 3분기에도 이어지겠지만, 아직도 고객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공급 능력은 70%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낸드는 시장 성장과 기술개발을 통해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본 도시바 반도체사업 인수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21일(오늘)로 다가오면서 SK하이닉스가 낸드 시장 2위 확보가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날 일본 아사히신문 등 외신은 SK하이닉스가 참여하고 있는 베인캐피털 합류한 '한미일 3국연합'이 21일 개최되는 도시바 이사회에서 도시바메모리 매각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것이 최유력시되고 보도했다. 이럴 경우 SK하이닉스도 일부 지분을 확보하는 데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인수와 상관없이 메모리 시장 지배력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하반기부터 4세대 72단 3D낸드를 양산하고, 시설투자에도 7조원을 투입한다. 또 내달 1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를 SK하이닉스시스템IC로 분사해 메모리 슈퍼사이클 이후를 대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