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15대 그룹들이 일자리창출과 동반성장, 일감몰아주기 개선 등 사회적 요구들을 자발적으로 실천하는데 뜻을 모았다. 또 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 회장단 간 만남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의 휴가 등을 이유로 회동은 다음달 중순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1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의 회관에서 15대 대기업 그룹사와의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삼성전자 주은기 부사장, 현대차 박광식 부사장, SK 박영춘 부사장, LG 조갑호 부사장, 롯데 오성엽 부사장, 포스코 유병옥 전무, GS 정찬수 부사장, 한화 여승주 부사장, 현대중공업 조영철 부사장, 신세계 양춘만 부사장, KT 최영익 전무, 두산 최성우 사장, 한진 석태수 사장, CJ 조영석 부사장, 부영 최양환 사장 등 15대 그룹 임원 15명이 참석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여승주 한화 부사장, 최영익 KT 전무, 박영춘 SK 부사장, 주은기 삼성 부사장,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박광식 현대자동차 부사장, 오성엽 롯데 부사장, 조갑호 LG 부사장, 조영철 현대중공업 부사장, 최양환 부영 사장. 뒷줄 왼쪽부터 양춘만 신세계 부사장, 최성우 두산 사장, 조영석 CJ 부사장, 유병옥 포스코 전무, 정찬수 GS 부사장, 석태수 한진 사장./대한상공회의소
이동근 상근부회장은 인사말에서 "정부의 정책 변화뿐 아니라 기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많아지고 있다"며 "그룹별로, 계열사별로 형편에 맞게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계획을 세우고 솔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또 "대한상의가 조만간 대통령께 대기업과의 간담회를 요청드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방미기간 중 경제계와의 차담회 자리에서 "기업하는 분들을 가장 먼저 뵙고 싶었는데 경제팀 인선이 늦어져 이제야 뵙게 됐다"며 "돌아가면 다시 제대로 이런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기업 관계자들은 문재인 정부와 경제계 간 소통채널 확대에 많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또 상의 측은 "대기업 간담회에 이어 국내 상공인 기반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중소.중견기업 간담회도 연이어 청와대에 요청드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건강한 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기업의 역할 ▲정부의 일자리 정책 ▲새로운 시대환경에 맞는 대기업의 역할 등이 논의됐다.
특히 '포지티브 캠페인'을 확산시켜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포지티브 캠페인이란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과 같은 모범사례를 축적해나가자는 의미다.
이달 초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4대그룹이 대한상의에서 만나 재벌개혁과 관련해 "새로운 규제보다는 기업의 자발적 개선을 유도하는 '포지티브 캠페인'을 추진하겠다"는 데 대한 응답인 셈이다.
대한상의는 이번 캠페인을 4대그룹뿐 아니라 전체 대기업, 중견기업까지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회의 후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간담회는 지난번 방미 성과에 따른 후속 조치이며, 문 대통령과 대기업 회장들의 간담회 관련 의제를 협의하기 위한 자리"라면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들이 사회적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국가·경제적으로 기여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좋은 사례를 발굴해 홍보하기로 했다"면서도 "과거와 같이 투자 및 고용 관련 계획을 받아서 일괄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기업 형편에 맞게 자발적으로 하는 것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또 문 대통령과 대기업간 회동 일정에 대해 그는 "구체적으로 협의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과 그룹에서도 휴가 일정에 맞춰 좀 늦어질 가능성은 있다"며 당초 이달 말 계획에서 다음달 중순쯤으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