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27·28일 만남에 중견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오뚜기가 참석 명단에 올랐다. 그간 조명 받지 못했던 오뚜기가 신이라는 의미의 '갓(God)'과 오뚜기의 합성어인 '갓뚜기'라는 별명을 얻은데 이어 청와대 초청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 출발점은 '착한 상속세'다. 지난해 9월 창업주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이 별세하자 장남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3000억 원대 주식을 물려받으면서 상속세로 50%인 1500억 원의 세금을 납부키로 한 것. 특히 함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마트 시식사원까지 정규직으로 채용한 점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직원 3099명 가운데 기간제 근로자는 36명으로, 비정규직 비중이 1.16%이다. 라면가격을 10년째 올리지 않은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회사 측이 상생협력, 일자리 창출에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내용을 적극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비쳐졌다. 중견기업 오너들의 비정상적인 경영권 승계문제가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오뚜기의 '착한기업' 이미지가 현 정부의 중견기업 적폐청산 기조와 상당부분 부합했다는 것이다.
오뚜기가 착한 기업 '갓뚜기'로 주목받으면서 주가도 급등했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뚜기는 전거래일 대비 7.25%(5만 4000원) 오른 79만 9000원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18.66% 급등한 88만 4000원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실현이 몰리면서 80만원 고지 바로 아래에서 마감했다. 개인이 171억원 사들이며 주가 상승세를 이끌었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73억원, 101억원 어치를 팔았다. 개인은 이달 20일을 제외하고 지난달 26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오뚜기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오뚜기 주가 급등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착한 기업'으로 인정받은 덕분으로 풀이된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오는 27~28일 첫 기업인 대화는 참가 대상 그룹들의 자산 순위를 기준으로 홀수와 짝수로 구분해 청와대에서 진행된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의 대화 첫날인 27일 오후 6시부터 청와대에서 열린다. 간담회엔 농협을 제외한 자산규모 1~15위 그룹과 오뚜기가 참석키로 했다.
첫째 날인 27일엔 자산규모 순위가 짝수인 현대자동차(2위), LG(4위), 포스코(6위), 한화(8위), 신세계(10위), 두산(12위), CJ(14위)와 오뚜기가 참석한다.
이날 행사를 주관하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물론 구본준 LG그룹 부회장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자리할 예정이다.
둘째 날인 28일 자산규모 순위가 홀수인 삼성을 포함해 SK(3위), 롯데(5위), GS(7위), 현대중공업(9위), KT(11위), 한진(13위) 등이 참석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