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사회적 기업 10만 양병론'을 제안한 지 한 달여 만에 SK그룹이 2·3차 협력사와 상생을 강화하는 내용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25일 발표했다.
SK는 "1차 협력업체와의 상생에 주안점을 둔 기존 동반성장 프로그램 지원 대상을 2·3차 협력사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상생 강화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최근 열린 '2017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에서 2027년까지 사회적기업 10만개를 육성해 국내 사회적기업의 경제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으로 키우자고 제안한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열린 '2017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에서 '사회적 기업 10만 양병론'을 제안했다. 이에 맞춰 SK가 2·3차 협력사와 상생을 강화하는 내용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25일 발표했다./SK그룹
이를 위해 SK는 2·3차 협력업체들과 상생 강화를 위해 전용펀드를 160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 기존에 4800억원 규모로 운영 중이던 동반성장펀드는 1400억원 증액해 6200억원으로 늘린다.
계열사별로 SK하이닉스는 2·3차 협력사들을 위한 1000억원 규모의 현금결제지원 펀드와 600억원 규모의 '윈-윈' 펀드를 조성한다. 이를 통해 기존 1차 협력사 중심으로 지원되던 동반성장 방식을 2·3차 협력사로 확대해 실질적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했다.
동반성장펀드 규모 역시 6200억원으로 확대되고, 수혜대상도 2·3차 협력사로 늘렸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현행 1675억원 수준인 펀드 규모를 오는 2019년까지 2500억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다른 관계사들도 펀드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협력사들과의 상생을 위한 다양한 재정 지원책도 마련된다. SK건설은 1차 협력사에게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직접 대여금 규모를 기존 250억원에서 2020년까지 400억원으로 늘린다.
협력사들에 대한 대금 지급 방식도 개선된다. 특히 하도급 업체는 물론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현금지급 비중을 100%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협력사 직원들의 역량 강화와 복지 개선을 위한 그룹·관계사 차원의 다양한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그룹에서는 지난 2006년부터 운영 중인 동반성장아카데미 참여 대상을 2차 협력사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기존 1차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하던 '동반성장 MBA' 및 '동반성장 e-러닝'를 2·3차 협력사로 확대하고, 2·3차 협력사의 경영인을 위한 '동반성장 CEO 세미나''를 신설한다.
SK하이닉스는 임금공유제를 지속 실행한다. 지난 2015년 노사 합의에 따라 도입된 임금공유제를 통해 직원들이 임금 인상분의 10%를 내면 회사도 10%를 추가로 내는 방식으로 매년 66억원씩 마련됐다. 이를 협력사 직원 5000여명의 임금과 업무개선에 사용 중이다.
SK인천석유화학도 지난달 인천지역 최초로 임금공유제를 도입해 시행중이다.
협력사 인재채용 프로그램도 확대 운영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1차 협력사 직원들에게 개방했던 사내 부속병원의 문호를 2·3차 협력사까지 개방한다.
SK이노베이션은 매년 가을 울산에서 개최하는 협력사 채용박람회 참가 대상을 2·3차 협력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SK인천석유화학은 지역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협력사 역량 향상형 계약체계'를 올해 말부터 도입한다.
SK텔레콤은 협력사 직원들의 자녀 학자금 등을 포함한 복지 지원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학자금의 경우 저소득층이나 다자녀 가정 직원들을 우선순위로, 대학생(연간 600만원)과 고교생(100만원) 자녀에게 지급하고 있다. 현재 50개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2019년까지 150여개 1·2차 협력사로 수혜 폭을 넓힐 예정이다.
SK㈜ C&C는 협력사에 무상으로 제공해온 기존 37개의 특허에 더해 새로 20여종의 특허를 제공한다. 기술자료 임치(기술자료를 신뢰성 있는 전문기관에 보관함으로써 중소기업의 기술유출을 방지하는 제도) 대상도 2·3차 협력사까지 확대된다.
SK건설은 지난 2013년부터 시행해온 협력사의 해외현장관리자 양성과정을 국내 현장관리자 양성과정으로 확대 운영한다. 또 협력사가 신기술·신공법을 제안하면 적극적으로 채택해 기술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