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대우전자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동부대우전자의 재무적투자자(FI)들은 최근 지분 매각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지난 2013년 동부그룹이 인수 당시 내걸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자 재무적투자자(FI)들이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다. 매각 위기에 내몰리자 광주공장 폐쇄설이 불거지면서 직원들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동부대우전자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지분 매각 작업에 본격 돌입하면서 동부대우전자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사진은 지난 2013년 동부대우전자(당시 대우일렉트로닉) 인수 후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광주공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동부그룹
23일 투자 업계와 동부그룹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의 재무적투자자(FI)인 KTB프라이빗에쿼티(PE), 한국증권금융, SBI인베스트먼트 등은 동부대우전자의 지분 100%를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매각 대상은 FI들의 지분(45.8%)와 동부그룹 지분(54.2%) 전량이다. 인수 당시 3년 내 순자산 1800억원 이상을 유지하고, 2018년까지 기업공개(IPO)를 하지 못할 경우 FI들이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동부그룹은 그간 동부대우전자의 기존 FI를 대체할 투자자로 중국 국영 가전기업 오크마를 꼽아 협상을 벌여왔다. 그러나 오크마와의 협상은 사드 여파로 오랫동안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투자 유치가 미뤄지자 FI 투자자들은 매각주관사로 NH투자증권를 선정하고 최근 투자설명서(티저레터)와 투자안내서(IM)를 전략적투자자(SI) 등에 보내며 경영권 매각이 본격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광주지역 안팎에서는 공장 폐쇄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FI의 뜻대로 제3자가 지분을 인수할 경우 빚어질 수 있는 공장 매각,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에서다.
동부대우전자 노동조합과 동부대우전자 서비스노조는 광주시의회에서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공장 폐쇄를 부르는 회사 매각에 절대 반대한다"며 "매각이 지지부진하면서 장기화하거나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여곡절 끝에 회사가 매각되더라도 외국 업체에 인수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광주 공장의 미래는 암울하다고 내다봤다.
동부그룹은 공식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김준기 회장의 전자 사업에 대한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은 2013년 대우일렉트로닉을 인수하며 종합전자회사라는 자신의 오랜 꿈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지 5개월 만에 대우일렉트로닉 인수를 마무리할 정도였으며, 이를 위해 김 회장은 250억원의 사재도 출연했었다.
동부대우전자 광주공장 노동조합 역시 동부그룹 차원에서 자본을 조달해 회사를 자체 경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동부그룹 고위 관계자는 "동부대우전자에 대한 그룹의 애정은 남다르다"며 "의지 없었다면 사재까지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4년 내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며 "전자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다양한 방향에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