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를 방문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15분간 상견례를 가졌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오른쪽)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악수를 하고 있다./대한상공회의소
재계가 5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첫 만남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경제계가 당면한 노동 현안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노사간 균형 있는 정책 추진'을 요청했다.
김 장관은 통상임금 관련 소송이 이어질 것이란 재계의 우려에 대해 노사 양측 입장에서 살펴 국회에서 논의해 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김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중소기업중앙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의 순으로 경제단체를 방문했다.
이번 만남은 첫 상견례 형태로 이뤄졌으며, 경제단체마다 15~20분간 비공개로 진행됐다.
김 장관은 대한상의와의 상견례에 앞서 가진 모두발언에서 "대통령이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강조하다보니 꼭 노동자만 생각하는 게 아니냐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노동자가 존중을 받으려면 노사가 다 잘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의 양과 질을 함께 올려야 한다는 현실에 봉착해 있다"며 "비정규직이 불안하지 않게끔 일자리가 정착되지 않는다면 사회가 혼란스러워질 수 있는 만큼 향후 다 아울러서 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이에 대해 "노사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감각을 갖고 정책을 추진하시겠다고 말씀하신 만큼 앞으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이야기해 나가면 충분히 좋은 방향으로 노사관계를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가지 현안에 접근할 때 지켜야 할 원칙과 넘어야 할 현실의 문제를 구분해서 다뤘으면 하는 바람"며 "원칙문제에 대해선 공감대를 넓혀가되, 현실문제에 대해선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대화를 통해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을 만들어내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도 이날 김 장관과의 상견례에서 "중소기업은 일자리 문제해결의 중심"이라며 "새 정부 정책기조에 적극 공감·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걱정이 큰 상황인 만큼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 제도개선과 영세기업 지원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며 "중소기업의 인력부족 문제 해결이 핵심이므로 충분한 연착륙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건의했다.
박병원 경총 회장도 "정부가 일자리 문제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정한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중소·영세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될 우려가 있으므로, 산입범위 개선 등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김 장관은 대한상의와의 상견례 자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리에서, 통상임금과 관련해 재계가 우려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재계와 노동계 다 합의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국회에서 논의 중이고 관련 법안도 올라온 게 있으니 잘 아울러서 협의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