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의 재탈환에 본격 나선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TV 등 가전제품으로 전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현지 기업의 파상 공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극약처방의 일환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한데 이어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를 전면에 내세워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나선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이 중국 베이징 798 예술구에서 열린 제품 발표회에서 '갤럭시 노트8'을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 798 예술구에서 현지 거래선, 미디어, 파트너 등 9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갤럭시노트8 중국 출시행사를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오는 29일부터 중국에서 본격 판매를 시작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IM)부문 고동진 사장은 이날 "중국은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며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제품력을 바탕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신뢰와 사랑을 더욱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꼽히지만 삼성전자는 현재 고전 중이다. 삼성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3년 19.7%에서 2014년 13.8%, 2015년 7.6%, 2016년 5%로 떨어졌다. 올해 2분기에는 화웨이·오포·비보 등에 밀리며 시장점유율이 3%에 그쳤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중국 시장 책임자를 교체했고, 300여개에 달하는 거래선을 모두 재편했다. 갤노트8 출시를 앞두고는 지난달 1일자로는 기존 7개 지사, 31개 판매장으로 구성된 영업 조직을 22개 지역 영업 거점 체제로 전환 시켰다.
삼성전자는 현지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도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알리페이에 이어 위챗페이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중국 양대 결제 서비스와 모두 손잡음으로써 '삼성 페이' 이용자들이 중국 내 대부분의 매장에서 손쉽게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중국에서 각광받고 있는 공유자전거 서비스 업체 모바이크와도 협력을 맺었다. 사용자는 갤노트8 카메라를 실행해 모바이크 자전거의 QR 코드를 스캔한 후 간단한 조작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갤노트8의 제품명을 활용, 숫자 '8'과 관련된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8은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로 꼽힌다. '부자가 된다'는 뜻을 가진 '빠(fa)'의 첫 글자가 숫자 8의 '八(ba)'와 발음이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외에 삼성전자의 지능형 인터페이스인 '빅스비'의 중국어 서비스도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TV 시장 공략도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중국 전자유통업체 쑤닝과 손잡고 이탈리아 프로축구구단 '인터밀란'의 이름을 붙인 TV를 판매 중이다. 이 제품은 커브드 UHD(초고화질)TV다.
지난 7월에는 라이프스타일TV '더프레임'을 중국에서 선보였다. 더프레임은 TV가 꺼진 상태에서도 화면에 예술작품이나 사진을 나타낼 수 있어 인테리어 효과를 높여주는 프리미엄 제품이다.
한국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은 TV를 구매할 때 가격보다 화질을 더욱 중요시하는 것으로 진화 중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앞선 TV 기술에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중국 TV시장에서 점유율 회복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전용 공장라인을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현지에서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약 3년간 총 투자 예상금액은 70억달러(약 7조80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가장 매력 있는 시장"이라며 "삼성전자가 시장 점유율을 단번에 회복하지는 못하겠지만 중국 현지 기업이 놓치고 있는 디자인 등으로 승부한다면 승산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