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패널을 두고 또다시 맞붙었다.
세탁기와 냉장고 등 매년 이어지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술력 우위를 주장하는 치열한 신경전이 이번에는 TV에서 불거졌다.
삼성전자는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 앞세워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내세워 자존심 대결로 벌어질 양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유튜브에 'QLED 대 OLED, 12시간 화면 잔상 테스트(QLED vs OLED: The 12-Hour Image Retention Test)'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게재했다.
1분 43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대형 강당에 QLED와 OLED 패널을 설치한 뒤 여러 명의 게이머들이 12시간 연속 비디오게임을 하게 한 후 화면을 비교하는 장면이 담겼다.
OLED 패널 잔상을 부각한 뒤 '12시간의 테스트 이후 QLED에는 잔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메시지로 동영상은 마무리된다.
통상 자사 제품을 홍보할 때 상대 제품에 대한 언급 자체를 피하는 업계 관행으로 볼 때 삼성전자가 LG전자에 대한 공격에 나선 것이 아니겠냐는 분석이다. 특히나 날이 갈수록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OLED TV에 대한 견제 강화가 아니겠냐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부문 실적은 TV로 인해 명암이 갈렸다.
LG전자 HE사업부는 OLED TV가 국내 TV 매출의 약 30%를 기록할 정도로 가전 매출을 끌어올려 올 3분기 37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률은 8% 수준이다.
반면 삼성전자가 올 초 출시한 QLED TV는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치며 CE 부문에서 3000억원 수준의 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3분기 7740억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LG전가 제품을 두고 전면전을 벌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에는 냉장고 용량 실험 광고로, 2015년에는 해외 가전 전시회에서 LG전자가 삼성전자 세탁기를 고의 훼손했다며 소송을 벌인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동영상은 삼성 QLED TV의 기술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정보 차원으로, 특정 회사나 제품을 공격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직접적 대응은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실험 평가 기준 등을 제시하지 않고 제품과 회사명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