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DS(부품)·IM(IT·모바일)·CE(소비자가전) 부문장을 모두 교체하며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급변하는 전자·IT(정보기술) 분야의 경영 환경·기술 동향에 더 빠르게 적응하는 조직을 만들어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31일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에 김기남 사장(왼쪽부터), CE(소비자가전) 부문장에 김현석 사장, IM(인터넷·모바일) 부문장에 고동진 사장을 임명했다./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올 3분기 매출 62조489억원, 영업이익 14조5332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77%, 179.48% 상승하며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3분기 호실적은 반도체 사업부가 이끌었다. 3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은 19조9100억원, 영업이익은 9조96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 50.025%를 돌파했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을 비율로 나타낸 것으로 제조업 분야에서는 영업이익 50%가 '꿈의 수치'로 불린다. 반도체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69%에 달할 정도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실적을 이어가기 위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46조2000억원을 시설 투자에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V낸드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한 평택 라인 증설, D램 공정 전환, 파운드리 증설 투자 등에 29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또한 삼성전자는 이러한 호실적 분위기를 새 컨트롤타워 정비를 통해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DS 부문장에 김기남 반도체총괄 사장, CE 부문장에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사업(VD) 부장(사장), IM 부문장에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사장)을 각각 임명했다. 이들은 11월 1일자로 새 보직을 수행한다.
이번 인사는 DS 부문장을 맡아왔던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의 사퇴에 이어 CE 부문장 윤부근 사장, IM 부문장 신종균 사장도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루어진 조치다.
삼성전자는 이들 신임 부문장들이 일찍부터 해당 사업 영역에서 폭넓게 경험을 쌓아온 역량 있고 검증된 인물들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DS부문장에 임명된 김기남 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삼성 종합기술원장과 메모리 사업부장, 시스템 LSI 사업부장,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DS부문 반도체 총괄 사장을 두루 역임했다. CE부문장에 임명된 김현석 사장은 차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을 선도해 11년 연속 글로벌 TV 1위 달성에 주도적 역할을 한 TV 및 디스플레이 분야 최고 개발 전문가다. IM부문장에 임명된 고동진 사장은 무선사업부 개발실 팀장과 실장을 역임하면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갤럭시 신화를 일구며 모바일 사업 일류화를 선도해온 인물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조직을 쇄신해 활력을 주는 동시에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나 기존 60대였던 부문장을 50대 사장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긴장감을 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속 인사 역시 젊은 사장, 부사장들이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삼성전자 이외 다른 삼성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도 대규모 세대교체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번주내에 후속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인사로 사업부장과 CFO가 공석이 된 만큼 조만간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 자리를 메울 것"이라며 "이번주 내로 사장단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해 주당 7000원, 약 9600억원 규모의 3분기 배당을 결의하며 2018년부터 2020년까지의 주주환원정책을 확정, 발표했다.
올해 배당 규모는 지난해 4조원 대비 20% 상향한 4조8000억원으로 확대한다. 2018년에는 배당 규모를 2017년 대비 다시 100% 확대해 9조6000억원으로 늘리고, 2019년과 2020년에도 2018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의 배당규모는 약 29조원에 이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