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마케팅비용 증가와 지난해 '갤럭시노트7' 기저효과로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6% 이상 줄어든 실적을 내놨다. 당초 매출 5조7000억원대, 영업이익 3900억원 안팎을 전망한 증권가 예상을 하회하는 결과다.
내년부터는 선택약정할인율 상향과 정부의 가계통신비 절감안 등 여파가 반영돼 매출감소가 전망된다. 이에 KT는 마케팅 비용 절감, 사업 체질 개선 등 구조적인 비용 혁신을 추진하며 규제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1일 KT는 올해 3분기 매출 5조8266억원, 영업이익 377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5.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1% 하락했다.
회사 측은 실적 감소의 요인으로 마케팅비와 방송통신발전기금 분담금의 증가를 꼽았다. 지난 9월 25% 요금할인 시행과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재고 소진을 위해 마케팅비를 늘리고 방송발전기금 분담금이 증가한 영향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마케팅비는 677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전 분기보다 2.1% 증가했다.
신광석 KT CFO(최고재무책임자) 전무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선택약정 판매 비중이 증가해 매출 성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며 "단말기 지원금으로 고가 요금제 가입 유지율이 높은 경향이 있고 마케팅 절감 효과도 있기 때문에 향후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마케팅 비용 절감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프리미엄 단말, 고가요금제, 데이터 기반 부가서비스 확대 등 비용효율적 이용자 서비스 확대로 비용 절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 CFO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대책이 구체화되면 전체적으로 내년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편요금제에 대한 전망에 대해서는 "현재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심사를 진행중"이라며 "보편요금제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요금을 법률로 규제하는 등 해외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분리공시 도입에 대해서는 "출고가 인하에 따른 소비자 부담 완화가 예상된다"며 "다만 제조사 지원금과 통신사 장려금의 비율 규제가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KT 실적을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본연 사업인 유·무선 사업이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무선 매출은 1조6634억원으로 전년 동기 0.7% 감소했다. 회사 측은 "회계처리 기준 변경에 따라 단말보험 서비스 등이 매출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무선 전체 가입자는 세컨드 디바이스와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가입자가 늘어 약 27만4000명 증가했다.
유선 매출은 1조2180억원으로 2.9% 줄었다. 기가 인터넷의 성장세가 유선전화의 매출 하락세를 둔화시키는 흐름이 계속됐다.
다만, 미디어·콘텐츠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5.8% 상승한 572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두자릿대 성장세를 이어갔다. 인터넷TV(IPTV) 우량 가입자가 늘고 전반적인 서비스 이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AI 스피커 '기가지니'는 최근 30만 가입자를 돌파하며 KT 미디어 서비스에 대한 충성고객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금융사업 매출은 BC카드의 국내 이용비중이 커지고, 사드 사태 이후 주춤했던 은련카드 매입액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년 8664억원에 비해 0.9% 증가한 873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광석 CFO는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인해 당분간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주요 사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해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무엇보다 인공지능 TV 기가지니와 같이 사람을 위한 혁신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이 꼭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발굴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KT 측은 이날 5세대(5G) 이동통신에 대해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등 5G 특성을 고려할 경우 기존 가입자 이외에 자율주행차 라이브 VR 등 B2B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 형태 예상한다"며 "5G 규모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네트워크 구성과 커버리지 구축 등을 고려하면 전체 규모는 4G 대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가 이용할 구체적 서비스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5G 인프라 투자의 경우 시장의 수요를 보면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