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놓고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야당은 홍 후보자 가족이 장모로부터 거액의 부동산을 물려받은 것을 두고 '부의 대물림'이라며 공세에 나섰다. 그러면서 홍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반면 여당은 낼 세금 다 내고 증여를 받은 것이어서 문제될 것이 없다며 옹호했다.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은 "부의 세습을 비판하면서도 쪼개기 증여로 부의 세습을 했고, 특목고 반대를 외치면서도 딸은 우리나라에서 학비가 제일 비싼 학교 중 하나인 국제중에 갔다"며 "홍 후보자의 말과 행동이 너무 다르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앞서 박성진 장관 후보자의 경우 뉴라이트 사관이 문제 돼 자진해서 사퇴했는데, 장관 자질을 볼 때 박 후보자보다 홍 후보자가 훨씬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자진사퇴할 용의가 없냐"고 따져 물었다.
홍 후보자는 그러나 "청문회에서 열심히 해명해 신임을 얻도록 하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은 "사생활 부분에 대한 망신주기에서 벗어나 장관의 자질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 검증을 통해 중기부를 잘 이끌어갈 적임자인지에 비중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권칠승 의원도 "처음부터 여러 사람에게 증여할 생각이 있었던 것이라면 '쪼개기 증여'라는 것은 과도한 공세"라고 옹호했다.
홍 후보자는 이에 대해 "당시 현직에 있어서 증여세를 더 납부하는 일이 있더라도 철저하게 세법에 따라 납부해달라고 했었다"고 해명했다.
홍 후보자는 또 "저 자신에 대한 관리를 소홀하게 한 부분은 인정하지만, 공적인 영역에서 중산층, 서민이 잘살아야 좋은 나라가 된다고 하는 부분에서는 표리부동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저 자신도 가난한 동네에서 태어났고, 이웃을 잘살게 해야겠다고 어린 시절 가졌던 마음이 아직도 남아있다"고 답했다.
홍 후보자는 증여세 납부 문제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자 딸에게 2억5000만원 정도를 증여해 모녀간 채무관계를 해소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홍 후보자의 검증자료 미제출 문제를 두고 청문회 초반부터 야당이 거세게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은 "한국당 소속 의원을 상대로 파악한 결과 미제출된 자료가 41건에 달했다"며 "자료를 제대로 내지 않으면 회의진행이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당이 문제 삼는 부분은 홍 후보자의 중학생 딸이 외할머니로부터 증여받은 건물에 대한 증여세를 내기 위해 어머니와 2억2000만 원의 금전소비대차계약을 맺은 것이다.
야당은 모녀간 작성된 차용증과 딸이 이자를 납부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금융거래내역의 제출을 요구하고 있지만, 홍 후보자는 딸과 배우자의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제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사인 간 거래 내역이 제출된 적은 없지만, 여러 의혹 제기가 있는 만큼 관련 자료를 청문위원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중재에 나섰다.
홍익표 의원도 "개인정보는 당사자의 동의가 없으면 제출이 불가능한 부분이 있다"며 "19대 국회에서도 본인 동의하에 특정 장소에서 열람한 적이 있는 만큼 간사 간 협의로 (열람)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중소벤처기업부공무원노동조합은 '언제까지 중소벤처기업부를 장관없는 부처로 남길 것인가'라는 성명서를 내고 당리당략을 앞세우고 있는 정치권에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했다.
노조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개인의 흠결 찾기에만 치우쳐있지 막상 후보자가 장관직을 맡을 부서에 대한 신중한 고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무엇보다 아쉽다"면서 "(청문회 등을 통한)검증과정은 어디까지나 공적인 역할을 위한 검증이지, 지나온 잘잘못을 모두 고백하는 염라전이 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조는 정치권을 향해 "후보자 개인의 사적인 흠결보다는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 그리고 수많은 청년들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는 대승과 상생의 판단을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