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은 13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2018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이 '국내외 경제 진단 및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소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이지만, 그 효과가 장기적으로 유효하지는 불확실합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13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2018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신 부문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정부는 가계소득을 늘려 소비와 경제성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최저인금인상 등으로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생산성 및 공급여력도 확대돼야 하며, 정부의 재정건정성을 유지해야 하지만 이런 것들이 장기적으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브라질과 일본 등도 소득주도 정책 등을 실시했지만 이런 이유로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의 경우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최저임금인상이라는 빈민지원을 통해 성장과 분배를 개선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후 원자재가 상승하며 기업의 경쟁력은 떨어졌고, 정부의 재정이 역시 악화되면서 결국 차기 정부가 들어서며 사회보장 축소로 이어졌다.
일본도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관제춘투(정부가 앞장 서 기업에 임금인상을 압박하는 것을 의미) 등이 수요 확대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질적으로 효과를 내지는 못했다.
그는 "최근 글로벌 시장은 중국 등 선진국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기술 경쟁력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은 R&D와 인적자원 등에 투자는 감소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R&D 투자 강화해 첨단분야 기술 선점 등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신 부문장은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에 대해 2% 대 중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세계 경제는 내년에도 상승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올해보다 성장률이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말 이후 투자가 그간 세계경제를 이끌어왔으나 주요 국가들의 고용확대 여지가 낮아 경기회복 흐름을 소비가 주도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건설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서고 설비투자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가 투자둔화를 얼마나 만회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상반기 국내 주력산업의 경기전망은 역시 낙관적이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과 전자를 제외한 조선, 유통, 건설, 석유화학, 자동차의 업황 전망은 불투명하거나 부진 것으로 전망됐다.
송원근 한경연 부원장은 "올 3분기 수출과 설비투자 확대로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와는 온도차가 있다"고 말했다.
송 부원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한미 자유무역협정 개정, 가계부채 문제 등 장기 문제가 여전하고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기업의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 논의를 앞두고 있어 기업 환경도 예측이 어렵다"며 "중장기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경제의 잠재성장력 제고와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감안한 정책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