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글로벌 파트너링'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파트너링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세운 글로벌 협력 모델이다. 최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진행되는 글로벌 파트너링은 SK 관계사가 해외 대표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한 뒤 자원협력, 기술협력, 마케팅협력 등을 통해 해당 국가와 동반 성장하는 것이다.
SK의 강점인 에너지·화학, 정보통신(ICT),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 미국을 넘어 동남아시아로 글로벌 파트너링을 강화하고 있다.
26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0일부터 싱가포르와 베트남을 잇달아 방문했다. 중국 등에서 성공시킨 글로벌 파트너링을 동남아 지역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다.
지난 23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 왼쪽)이 베트남 하노이시(市) 총리 공관에서 응웬 쑤언 푹(Nguyen Xuan Phuc) 총리를 만나 서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날 면담에서 최 회장과 응웬 총리는 베트남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SK와 베트남 정부간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SK그룹
이를 위해 최 회장은 싱가포르와 베트남 방문 기간 정·관계 및 재계, 학계, 벤처사업가, 투자전문가 등 다양한 인사들과 에너지, ICT, 등 분야의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지난 23일 베트남 하노이시(市) 총리 공관에서 응웬 쑤언 푹(Nguyen Xuan Phuc) 총리와 만나 "베트남이 자국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산업을 육성하고 양질의 해외투자를 유치, 산업 인프라를 고도화시켜 나가는데 SK그룹의 강점인 에너지·화학 및 ICT 분야 기술과 노하우, 네트워크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응웬 총리는 "베트남의 중장기 발전을 위해 민간기업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어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SK가 국영기업 민영화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응웬 총리는 "반도체와 스마트시티, 철도 및 고속도로 등 인프라 분야 투자와 스타트업 등 청년창업과 베트남 미래 인재 양성에 SK 지원이 있기를 희망한다"며 "향후 SK의 투자와 지원에 대해서는 유관부서가 적극 협조토록 하겠으며 본인도 직접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1시간30여분 진행된 면담에서 양측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 육성 ▲국영기업 민영화 참여 ▲에너지 산업 효율화를 위한 실무협의체(Working Group) 운영 ▲정보통신 분야 협력 강화 등에 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최 회장은 지난 24일에는 응웬 찌 중(Nguyen Chi Dung) 기획투자부 장관을 만나, 총리와의 면담 내용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후속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지난 21~23일에는 베트남 민간기업 대표와 대학총장 등 경제, 사회분야 전문가들과도 접촉해 현지 시장과 산업 수요를 파악했다.
최 회장은 베트남 방문에 앞서 지난 20~21일 싱가포르를 찾아 현지 투자전문가 그룹과 만나 동남아 시장 환경과 전망, 성장 가능성을 청취하는 등 비즈니스 확장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Grab)의 앤소니 탄(Anthony Tan) 대표와는 모빌리티(이동수단) 서비스와 공유경제 서비스의 미래 전망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사업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SK그룹의 글로벌 파트너링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한·중 합작법인인 '중한석화'를 꼽을 수 있다. 2006년 SK그룹은 중국 후베이(湖北)성과 글로벌 파트너링 협력 아래 중국 최대 국유 석유기업 시노펙과 2013년 중한석화를 설립했다. 중한석화는 가동 첫 해부터 1476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이후 매년 3000억~4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최 회장은 지난 7월에는 중국 톈진(天津)시 리훙중(李鴻忠) 당서기와 왕둥펑 시장 등 톈진시 최고위급 인사들과 만나 글로벌 파트너링과 관련한 투자 및 사업모델 구축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또 최 회장에는 지난 6월 대표적인 미국 에너지 기업인 GE, 콘티넨탈리소스 등과 셰일가스를 중심으로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업무협력(MOU)를 체결하며, 새로운 차원의 글로벌 파트너링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SK그룹 이항수 PR팀장(전무)은 "최태원 회장의 이번 동남아 방문을 계기로 글로벌 파트너링 모델을 동남아 지역으로 확대해 해당 국가와 동반 성장하는 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