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선물 외환전략팀 윤찬호 팀장./한국무역협회
내년 환율이 달러당 1060∼1115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085원 수준이다. 이 같은 환율 널뛰기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환율변동위험을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특히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운송장비, 전기·전자, 기계장비 등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영업이익률이 감소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2018년 무역 동향 및 환율전망' 세미나에서 환율은 내년 상반기까지 현재와 같은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선물 외환전략팀 윤찬호 팀장은 "최근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견조한 가운데 앞으로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금리인상 여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달러화 약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윤 팀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현재의 환율 하락추세가 이어지고 그 이후에는 미국과 글로벌 경기가 환율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 "내년도에 환율은 1달러당 1060∼1115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달러 약세 정책도 원화 강세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주요 기업 평균 영업이익률이 5.7%인데 원·달러 환율 연평균 변동 폭이 15%를 웃돌아 환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내년 초부터 환율의 널뛰기가 심할 수 있어 적극적인 환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상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실장은 "최근처럼 환율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 무역 보험 상품을 통해 경영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며 "중소기업이 무역협회와 농수산물유통공사, 지방자치단체 등의 보험료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한 환변동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제무역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최근 원화 절상의 우리 수출에 대한 영향'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단기적으로 국내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은 1.3%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별로는 자동차, 선박 등 운송장비(-4.0%),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3.0%), 기계장비(-2.8%) 산업이 영업이익 면에서 큰 피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산업들은 수출 비중이 높고 수입 원자재 투입 비중이 작아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수익이 악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자동차와 가전은 일본 제품과의 경합도가 높아 원화 절상이 가격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은 석유·석탄(3.7%↑), 목재·종이(0.7%↑), 음식료품(0.6%↑) 산업은 원가 절감 효과가 커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원화 강세 현상은 중장기적으로도 수출 가격에 전가돼 제품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됐다.
다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환율과 수출의 상관관계는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 상품의 고부가가치화가 진전돼 가격 민감도가 낮아진 데다 부품 소재의 수입 비중이 높아 원가 인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최근 원화가 미국의 달러화 뿐만 아니라 여타 통화와 비교할 때도 (미국 달러 대비) 절상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경제 회복 기대감 상승 ▲경상수지 흑자 지속 ▲중국 및 캐나다와의 통화스왑을 통한 대외 불안요인 제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