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대우전자 우선협상자 선정이 임박한 가운데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참여한 대유위니아가 막판 승부수를 던졌다. 동부대우전자 전체 지분의 약 45%를 차지하는 재무적투자자(FI)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
동부대우전자 노조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대유위니아지만 자금력 부족으로 FI에 유상 증자를 통한 경영권 인수 방안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FI의 설득에 실패하자 막판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분석된다.
동부대우전자 우선협상자 선정이 임박한 가운데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참여한 대유위니아가 막판 승부수를 던졌다. 동부대우전자 말레이시아 법인 외관사진 ./동부대우전자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 매각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이르면 이번 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본입찰에는 대유위니아, 이란 엔텍합 컨소시엄, 터키 베스텔 세 곳이 참여했다. 베스텔은 지난달 28일 마감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추가 합류했다.
매각 대상은 FI가 보유한 지분 45.8%와 김준기 전 회장 등 동부그룹이 보유한 지분 54.2%다. 매각대금은 FI가 2013년 투입한 투자금 1356억원에 이자를 합쳐 2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기업으로 유일하게 인수전에 뛰어든 대유위니아는 동부대우전자 노조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십여 년간 수차례 매각을 겪었던 동부대우전자 노조는 인수협상 전부터 사모펀드나 외국기업의 인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광주공장 근로자들의 고용 안정을 주장하고 있다. 인수될 경우 광주공장이 폐쇄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본사와 공장을 광주로 이전한 대유위니아에 대해서는 전기·전자 제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경험을 기반으로 동부대우전자의 고용 안전은 물론 사업전략 강화 등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매각 대금이다. 자금력이 부족한 대유위니아는 유상증자를 통한 경영권 인수 방안 등을 제시해 왔다.
대유위니아가 동부대우전자의 최대주주가 돼 구주를 사들이고 신주 발행에 참여해 경영정상화를 꾀한다는 계획이었다. 지분을 털고 나가길 원했던 FI는 이 제안대로라면 대유위니아와 동부그룹에 이어 3대 주주로 밀려나게 된다.
이에 FI가 난색을 표하자 대유위니아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FI지분 절반 이상을 인수하는 방안을 수정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FI가 이 제안 역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FI들은 해외 매각 시 광주 공장의 구조조정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 속에 대유위니아의 인수를 내부적으로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수정안이 우선협상자 선정에 적잖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투자은행 관계자는 "대유위니아의 제안이 당장 자금을 회수하고 싶은 FI 마음에 들지 모르겠다"면서도 "지금 매각 진행 상황을 보면 어느 곳도 FI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