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산차는 물론 수입차 모두 SUV 인기가 높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된 승용차 중 SUV 비중은 2011년 19.3%에서 지난해 35%로 치솟았다. 내년에도 이같은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 SUV 시장에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를 배려한 패밀리 SUV가 등장했다. 바로 지난달 21일 출시된 푸조 7인승 SUV '뉴 푸조 5008'이다. 유로6를 충족하는 1.6L 블루HDi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 EAT6를 조합해 최고 120마력과 30.6kg.m의 토크를 낸다. 이를 통해 복합 기준 12.7km/L(도심 12.3km/L 고속 13.1km/L)으로 국내 7인승 SUV 중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안양시청까지 '뉴 푸조 5008 GT라인'을 시승하며 차량의 장단점을 알아봤다.
외관은 이전 출시 모델인 3008과 비슷하다. 입체적인 크롬 패턴이 적용된 프런트 그릴과 전면에 부착된 사자 모양의 푸조 브랜드 마크 등에서 빚어내는 카리스마 넘치는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디자인과 파워트레인 등 차를 이루는 핵심 요소는 비슷하지만 차체 크기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3008(길이x너비x높이 4450x1840x1625㎜, 휠베이스 2675㎜)에 비해 5008은 190㎜ 더 길고, 5㎜ 넓으며, 20㎜ 높다. 휠베이스 역시 165㎜ 길다. 그러나 지면으로부터 차체 최저높이가 낮아 중형 SUV 싼타페와 쏘렌토보다 편안하게 차량에 탑승할 수 있다.
이처럼 차체 크기가 달라지면서 실내 공간도 여유롭다. 우선 2열 시트 접이 방식이 달라졌다. 3008은 2:1 비율이지만, 5008은 1:1:1이다. 5008에는 3008에 없는 두 개의 접이식 3열 시트도 장착됐다. 짐이 많을 때는 접어서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활용하기 쉽게 원터치 접이 방식을 지원한다. 다만 성인 남성 기준 레그룸과 헤드룸은 좁은 편이다.
실내 디자인은 센터페시아 컨트롤 버튼이 눈길을 끈다. 하나하나 버튼을 누를 수 있도록 구성해 마치 피아노 건반을 연상케한다.
주행성능과 안전성, 연비 등은 매력적이다. 푸조 브랜드 차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작은 크기의 스티어링 휠이다. 주로 레이싱 차에 달리는 규격으로 고속 주행 시 코너링에서 민첩하게 반응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자 역동적인 주행을 즐길 수 있었다. 기본적 편의사양도 골고루 갖추고 있다.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과 운전자 주의 알람 시스템, 크루즈 컨트롤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 기본 적용됐으며 연비는 리터당 13.8㎞를 기록해 뛰어난 편이다.
가격도 매력적이다. 5008 알뤼르 트림은 4290만원, GT 라인은 4650만원이다. 국내 수입되는 7인승 SUV 중에선 5008이 유일하게 4000만원 대로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