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광케이블을 무단 포설한 구간. / KT
내년 2월 개최하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평창 통신망 훼손 시비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사태 봉합에 나섰지만, 양사 간 갈등은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통신망 운영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불거지고 있다.
KT는 26일 "SK텔레콤에 'KT가 권한을 가진 올림픽 중계망 관로에 무단으로 포설한 광케이블을 신속히 철거하라'는 요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앞서 KT는 SK텔레콤과 협력사 직원들이 지난 10월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의 KT 소유 통신관로를 훼손하고 광케이블을 연결했다며 이들을 업무방해와 재물손괴 협의로 고발한 바 있다.
KT는 이와 함께 사과와 광케이블 철거를 재차 요구했다. KT는 "토지·외관 소유자로부터 사용권을 취득해 내관을 포설했고, 소유권을 취득했다"며 "내관의 사용권한은 KT에 있고 토지나 외관의 소유자는 사용에 대한 승낙주체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SK텔레콤은 KT의 사전 승낙도 받지 않고 KT의 내관에 자사의 광케이블을 무단 포설했으며, 사용을 위한 협의를 요청한 적도 없다"며 "이러한 SK텔레콤의 무단 포설행위로 인해 KT는 막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는 위험에 처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같은 KT의 내용 증명 발송은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가 양사간 합의 사실을 밝힌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져 눈길을 끈다.
조직위는 지난 20일 "18일 강원도개발공사, KT, SK텔레콤의 임원급 협의 진행 결과 SK텔레콤의 해당 광케이블을 조속히 이전키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합의와 시행 날짜 등에 대해 양사 간 의견이 엇갈리며 갈등이 증폭된 것으로 보인다.
KT 측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알펜시아 C지구 입구부터 스키점프대 입구 구간, 700골프클럽(GC) 입구~스키점프대 입구 구간 2곳의 광케이블을 여전히 철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T 측은 입장자료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SK텔레콤에 더 이상의 권리침해 행위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SK텔레콤은 국가의 대사인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에 차질을 빚은 것에 대해 국민과 KT에게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SK텔레콤 측의 입장은 다르다. SK텔레콤은 KT의 조치에 대해 '노이즈 마케팅'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미 합의된 내용을 재차 거론한다는 이유에서다.
SK텔레콤 측은 "해당 내관 사용은 강원도개발공사로부터 허락받은 것으로 오히려 강원도개발공사로부터 제대로 허락받지 않고 내관을 쓴 것은 KT"라며 "올림픽조직위가 현재 합된 일정대로라면 올림픽에 어떤 영향도 없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미 광케이블 무단 설치에 관한 철거에 대해 합의를 했고, 오는 29일까지 철거하기로 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양사의 공방에 조직위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앞서 조직위는 지난 20일 입장발표를 통해 강원도개발공사, KT, SK텔레콤의 임원급 회의를 열어 SK텔레콤의 광케이블을 조속히 이전키로 합의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이통3사 협의체를 구성키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