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빠르게 성장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업계 최초로 '800GB Z-SSD'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기존 고성능 NVMe SSD보다 응답 속도가 5배 이상 빠른 슈퍼컴퓨터용 SSD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처리를 담당하는 슈퍼컴퓨터용 SSD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 올해 안에 두개의 연결 포트로 가용성을 확장해 시스템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2세대 듀얼 포트 Z-SSD 라인업'을 선보이고, 프리미엄 스토리지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출시하는 차세대 슈퍼컴퓨터용 '800GB(기가바이트) Z-SSD'./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Z-SSD를 개발한 데 이어 800GB Z-SSD를 선보였다고 30일 밝혔다. 800GB Z-SSD는 AI·빅데이터·IoT 등에서 발생하는 캐시 데이터, 로그 데이터의 초고속 처리·분석 환경에 최적화됐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세계 SSD 시장은 연평균 15% 가량 성장해 2021년에 약 36조원(약 35조8411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PC, 엔터프라이즈 서버 및 스토리지, 소비자 등의 SSD 분야를 주도하고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세계 SSD 시장에서 점유율 40%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기업용 SSD 시장에서도 점유율 25%로 기록 중이다.
그러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반도체 업체 간의 SSD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대 경쟁사인 인텔은 마이크론 공동 개발한 SSD인 '3D 크로스(X)포인트'를 지난해 공개하고, 양산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 올해에는 시장 개척에 더 주력 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3D X포인트는 상변화메모리(P램) 일종으로 기존 낸드보다 속도와 내구성 등이 1000배 빠른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시장 상황에서 SSD 분야를 주도권 확보를 위해 '800GB Z-SSD' 출시하고, 프리미엄 SSD 시장에서의 제품 경쟁력도 확보에 나섰다.
800GB Z-SSD은 기존 고성능 NVMe SSD에서 활용되는 3비트(bit) V낸드(V-NAND)보다 읽기 속도가 10배 이상 빠른 Z 낸드(Z-NAND) 기술을 활용했다.
또 고속 응답 컨트롤러 1.5GB 용량의 초고속·초절전 LPDDR4 모바일 D램을 탑재했다.
기존 NVMe 기반 고성능 SSD(자사 PM963 기준)보다 5배 이상 빠른 16㎲(마이크로세컨드, 100만 분의 1초 단위)의 쓰기 응답속도와 1.7배 빠른 750K IOPS(초당 입출력 속도)의 임의 읽기 성능을 구현한다.
특히 800GB Z-SSD는 800GB를 매일 30번씩 쓰는 경우에도 최대 5년의 사용 기간을 보증한다. 일일 사용량이 이를 더 초과하더라도 풀HD영화(5GB 기준)를 840만 번 쓰고 지울 수 있는 최대 4만2000테라바이트(TB)의 총 쓰기 사용량이 가능하다.
평균 무고장 시간(MTBF)을 200만시간으로 2배 높여 Z-SSD를 탑재한 시스템이 높은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게 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 출시에 그치지 않고 올해 내에 두 개의 연결 포트로 가용성을 확장해 시스템 성능을 더욱 향상할 수 있는 2세대 이중 포트 Z-SSD 라인업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장 한진만 전무는 "이번에 용량을 더욱 높인 Z-SSD 출시로 글로벌 슈퍼컴퓨터 고객들에게 IT 투자 효율을 더욱 높인 차세대 솔루션을 제공하게 됐다"며 "향후에도 더욱 높은 용량과 제품 경쟁력을 갖춘 차세대 Z-SSD를 적기에 개발해 프리미엄 SSD 시장을 지속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미 기자
용어 설명
*캐시 데이터(Cached Data)란 자주 사용하기 위해 별도로 임시 저장된 데이터로, 프로그램이 캐시를 참조해 데이터를 찾게 되므로 다양한 데이터 중에서 많이 찾는 데이터만 메모리 캐시에 저장해 고속화하면 시스템 성능이 높아진다.
*로그 데이터(Log Data)란 웹사이트에 유저가 다양한 형태로 접속할 때, 웹서버에 엑세스 로그 등 형태로 축척된 데이터를 말한다. 기업들은 대용량 로그 데이터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새로운 인사이트 정보를 도출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