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인터넷TV(IPTV) 등 신사업 호조로 선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올해 정부가 보편요금제 등 가계통신비 절감 대책을 본격 추진하고, 5세대(5G) 구축을 위한 투자가 늘어나면 실적이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통3사, "실적 턴어라운드 성공" 평가
6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 17조5200억원, 영업이익 1조5366억원, 순이익 2조657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미디어, 사물인터넷(IoT) 등 신규사업 매출 증가로 전년 대비 2.5% 증가해 3년 만에 매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은 미디어 사업 성장과 11번가 수익성 개선 영향으로 0.1% 증가하고 순이익도 SK하이닉스의 지속적인 실적 호조에 따른 지분법 이익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60.1% 늘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8000억원을 돌파하는 성적을 거뒀다. 총 매출은 12조2794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증가했고, 단말 판매를 제외한 실질적 매출인 영업 매출은 9조462억원으로 4.2% 늘었다.
다만, KT의 경우 선택약정 요금할인 상향과 평창 동계올림픽 5세대(G) 시범서비스 관련 일회성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1조3757억원으로 4.5% 감소세를 보였다. 매출은 인터넷·인터넷TV(IPTV) 등 핵심 분야 사업의 성장과 미디어·금융·부동산 등 자회사 매출 증대에 힘입어 전년 대비 2.8% 증가한 23조387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서비스 매출이 2016년에 이어 2년 연속 2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실적은 보편요금제·5G가 '변수'
이동통신 3사 모두 미디어와 인터넷 매출 등 신사업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한 모양새다. 그러나 잘 뜯어보면, 주력사업인 이동통신 매출은 한계에 직면했고, 마케팅비 등이 늘어나 갈수록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25% 선택약정 할인제도가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올해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통신 3사의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3조932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459억원으로 9.4% 줄어들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5% 선택약정 요금할인 영향이 본격화한 시점이다. 가장 부진한 성적을 받은 KT는 영업이익 감소 원인으로 선택약정 할인 상향과 평창올림픽 비용 등을 꼽았다.
4분기 마케팅비도 3.3% 늘어난 2조440억원으로 과열 기준인 2조원을 넘었다. 25% 요금할인으로 가입자가 쏠리는 것을 막고, 아이폰8·X(텐)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된 영향이다.
올해는 보편요금제 적용 등을 통한 가계통신비 절감 대책 등과 5G 투자 본격화로 인해 실적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보편요금제는 데이터 1GB·음성 200분을 월 2만원대에 제공하는 요금제다. 현재 이동통신사가 3만원대에 제공하는 요금제를 1만원 가량 낮추는 셈이다.
SK텔레콤의 유영상 CFO(최고재무책임자)는 "25% 요금할인 등의 영향으로 올해 별도 기준 이동전화 매출은 전년 대비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통 전반을 한 단계 진화시키는 등 강력한 변화를 추진하고 시스템화된 요금제를 제공해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는 5G 투자도 본격화된다. 다만, 본격적인 5G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필수설비 공용화 문제, 5G 주파수 경매 등에 구체적인 비용과 일정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설비투자(CAPEX)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유플러스의 김대희 5G 전략담당은 "5G 투자규모는 LTE 장비와 5G 장비가 구조 차이가 있고 가격이 다르며, 타사도 업체 선정 작업을 하고 있어 정확히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투자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