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사상 최초로 남북이 함께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의 여정이 막을 내렸다.
새라 머리 감독이 이끄는 단일팀은 20일 오후 12시 10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7-8위 결정전에서 1대6으로 패했다.
1피리어드 초반 스웨덴의 사비바 퀼레르가 선제골을 넣었다. 0-1로 뒤진 상황에서 6분 21초에 한수진이 골을 넣으며 1대1 균형을 맞췄다. 지난 14일 일본전에서 나온 랜디 희수 그리핀의 역사적인 올림픽 첫 골에 이은 두 번째 골이 탄생한 것이다. 하지만 그 후 연거푸 실점하며 패했다.
5전 5패. 8개 출전국 가운데 최하위로 마무리했지만 단일팀이 보여준 단합과 열정은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에 감동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남북 단일팀은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했다"며 "이것이야말로 올림픽 정신"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 출신의 앤젤라 루제로 IOC 위원은 "단일팀이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경기에 대한 열기도 뜨거웠다. 오늘 열린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마지막 경기 입장권이 매진됐다. 6000석 규모의 관동하키센터를 가득 채운 관중들은 하나 되어 "우리는 하나다"를 외쳤다.
머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 입장에서 봐도 북한 선수들과 우정을 나누고 친구로 지낸 사람이 많다"라고 말하며 "북한과 계속 연결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앞서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들이 돌아가는 26일까지 5일 동안 그들을 계속 가르칠 것"이라며 북한 선수들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앞으로 단일팀을 다시 보게 될지는 미지수다. 르네 파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회장은 "2020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남북 단일팀을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지만 재결합을 장담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