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들이 SK텔레콤의 약정제도 전면 개편 소식을 알리고 있다. / SK텔레콤
SK텔레콤이 약정을 하지 않은 고객에게도 요금이나 단말기대금에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고, 선택약정할인 관련 위약금 부담을 축소하는 등 '약정제도 개편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5일 밝혔다.
우선 SK텔레콤은 약정을 하지 않아도 요금이나 단말대금 납부에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무약정 플랜'을 마련했다. 무약정 플랜은 휴대전화를 새로 구매하지 않는 고객도 가입할 수 있고, 별도 이용료가 없다.
무약정 고객은 무약정 플랜 신청 시 추후 36개월간 납부하는 월정액에 따라 포인트를 월 3000~9000점을 적립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월정액을 6만원 이상 내는 고객은 36개월간 총 32만4000점을 적립 받을 수 있는 식이다. 적립된 포인트는 추후 약정을 하지 않아도 할부로 기기변경 시 요금 또는 단말 할부원금(최대 5만원) 납부에 사용할 수 있다.
약정 시에도 동일하게 사용 가능하다. 만약 약정과 기기변경을 모두 하지 않을 경우 무약정 플랜 신청 후 1년 경과 시부터 요금납부에 사용할 수 있다.
포인트 유효기간은 적립 후 36개월까지다. 유효기간이 만료되거나 휴대전화를 해지나 명의변경 시엔 포인트가 자동 소멸된다. SK텔레콤은 고객이 포인트를 잊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적립 내역을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다. 포인트 적립을 원하는 무약정 고객은 T월드 홈페이지나 SK텔레콤 지점·대리점·고객센터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약정제도 개선 인포그래픽 그래프. / SK텔레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국내 이동통신사 중 최초로 선택약정 할인반환금 구조를 전면 개편했다. 그동안 약정 기간을 채우지 못한 고객의 경우 약정 만료에 근접할수록 누적 할인액이 증가하는 탓에 할인반환금을 부담해야 했다.
SK텔레콤은 약정 기간 절반을 채운 시점부터는 할인반환금을 대폭 감소해 약정 만료 시점에 0원이 되도록 구조를 개선했다. 예를 들어 '밴드 데이터퍼펙트'(월 6만5890원) 요금제로 24개월 선택약정을 한 고객이 악정 만료를 한 달 앞두고 23개월 차에 해지를 하면 15만1800원의 할인반환금이 발생했지만, 앞으로는 2만1083원의 할인반환금이 발생한다.
선택약정 요금할인 재약정에 따른 할인반환금도 유예했다. 기존에는 약정이 6개월 이상 남은 상태에서 재약정을 하게 되면 할인반환금이 부과됐으나 이제부터는 잔여기간에 상관없이 할인반환금이 유예된다.
예를 들어 '밴드데이터퍼펙트'(월 6만5890원) 요금제로 24개월 선택약정을 한 고객이 잔여기간 중 분실·파손 등으로 12개월 후 재약정을 하면 15만8400원의 할인반환금이 발생했지만, 앞으로 재약정을 하면 이런 할인반환금이 유예된다. 단, 재약정을 한 고객이 기존 약정 기간이 끝나기 전에 해지하면 기존 약정의 할인반환금과 재약정에 따른 할인반환금이 합산 청구된다.
이번 조치는 기기변경 없이 재약정만 할 경우에도 적용된다. 재약정 기간은 기존 약정의 잔여기간과 관계없이 12개월 또는 24개월 중 선택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이로 인해 기존 20% 요금할인에 가입 중인 SK텔레콤 고객 약 520만명은 할인반환금 부담없이 25% 요금할인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약정제도 개편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언급한 이동통신 고객 서비스 혁신의 일환이다. 박정호 사장은 지난달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3월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오도록 사업부에 변화를 요구했다"고 언급해 요금제 제도 개편을 예고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부터 T월드 전 매장에 고가 요금제 유도를 시스템을 통해 방지하고, 고객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실제 고객에게 적합한 요금제를 추천하는 '최적 요금제 제안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데이터 분석 결과를 고객에게 직접 보여주고 이를 토대로 최적 요금제를 제안하니 고객 역시 이를 믿고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최적 요금제 제안 시스템'을 통해 요금제를 제안 받은 기기변경 고객의 약 77%가 제안 받은 요금제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약정제도 개편과 최적 요금제 제안 시스템 도입을 시작으로 향후에도 이동통신 전 영역에 걸쳐 고객의 부정적인 경험을 최소화하고 고객 가치를 향상한 상품·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SK텔레콤 서성원 MNO사업부장은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과학적 분석을 통해 SK텔레콤이 제공하는 모든 이동통신 서비스를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며 "고객이 좋아하고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것이라면 매출 손실을 감내하더라도 진정성있게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