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들이 SK텔레콤의 AI 플랫폼 '누구(NUGU)'의 사용자 대화량 증가 소식을 알리고 있다. / SK텔레콤
"각각의 공간을 엮고 아우르는 것이 인공지능(AI)이라고 생각한다."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 유닛장은 14일 서울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AI 플랫폼을 이 같이 설명했다.
거실, 주방, 아이방 등이 다른 것처럼 공간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이에 기능적으로 특화된 AI 서비스를 다양한 디바이스로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사업 방향을 세우고 AI 스피커 '누구'를 이동통신사 중 처음으로 출시한 SK텔레콤은 지난해 8월 '누구 미니' 출시 당시 11만명 수준이었던 월간 실사용자수가 2월 월간 363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최근 10개월간 누적 대화량도 10억건을 돌파했다.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을 비롯해 셋톱박스, 키즈폰 등 각 상황에 맞는 적절한 영역에 AI 플랫폼 누구를 접목한 결과라고 분석된다.
SK텔레콤 AI '누구' 월간 실사용자(MAU) 증가 추이. / SK텔레콤
SK텔레콤은 월간 AI 실사용자가 300만을 넘어섬에 따라 규모 면에서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춤은 물론 한국어 기반 국내 AI 생태계의 폭발적 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대한민국 전체 국민의 약 6%가 사용하는 수준이다.
약 300만명의 실 사용자 중 60%는 T맵이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40%가 스피커, 키즈폰 등이다. 기본적으로 SK텔레콤 기반의 가입자 비중이 70%지만, 가입 시 이동전화 번호 검증 등이 없어 별도로 구분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기기 판매량을 보면, 스피커는 지난해 말까지 40만대가 팔렸으며 지난해 나온 키즈 디바이스인 '쿠키즈 준3X누구'는 10만대 가까이 판매했다.
SK텔레콤은 300만 이상의 월 순수이용자수(MAU)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호출어(Wake-up word) 인식 엔진을 개선해 오인식 수준을 기존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호출어 인식율은 97%까지 높였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AI 플랫폼 확대 분위기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오는 6월 새 홈 디바이스에 누구를 접목한 서비스를 출시한다. 이와 함께 인터넷 음성 전화(VoIP) 기능도 올 4분기 내 누구 스피커에 추가한다. 아울러 국내 1위 케이블TV 사업자인 CJ헬로와 셋톱박스 기능 연동 등을 협의하고 있다.
박명순 유닛장은 "AI 기능 중 중요한 기능은 커뮤니케이션 기능"이라며 "인터넷전화(VoIP)는 기능적으로 다양한 변형이 가능해 연내 VoIP 기반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유닛장은 궁극적으로는 공간에 특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해 라이프스타일을 고객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 부서 내에서는 우스갯소리로 AI 서비스가 반려견 수준까지 가야한다는 말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집 안의 공간과 자동차 안의 상황이 다르듯 공간을 아우르는 디바이스를 내놓고 모두를 아우르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가령, AI 스피커는 많이 쓰는 서비스인 음악, 정보 제공에 주력하고 셋톱박스는 리모컨에 초점을 맞추는 식이다.
내달부터는 뉴스 서비스도 전면 개편한다. 특정 검색어를 말하면 이를 기반으로 뉴스 정보를 말해주는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다만, AI가 현재의 포털 서비스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유닛장은 "AI 언어는 포털과 같이 선택지를 주는 검색 기능이 아니라 정답지를 주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나에게 맞는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정보를 소비하는 방식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앞으로도 누구의 적용 영역과 제공되는 기능들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연말까지 월간 실사용자 규모를 500만 이상으로 확보하고, AI의 성능 고도화와 생태계 육성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