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무르익고 있는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이 정상화될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그룹의 상징과도 같았던 대북사업은 북핵 등으로 인해 명맥만 남은 상황이다.
오랜만에 찾아온 화해 분위기 속에 현대그룹이 대북사업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면 침체된 내부 분위기를 뒤집으며 다시 한 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 2월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뉴시스
15일 재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7일 주식장외시장(K-OTC)에서 현대아산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주가가 25.57% 급등했다. 현대아산의 주요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는 이날 9.44% 올랐다. 15일 상승세는 주춤한 모양세지만 남북관계 개선이 금강산 관광 재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지난해 평균보다 오른 모습이다.
현대그룹 측은 시장의 이같은 전망에 대해 일단 신중한 반응을 내놓으면서도 기대감을 감추지는 않았다.
그룹 관계자는 "남북관계 진전을 환영한다"며 "남북간 문제들이 하나씩 해결돼 전면적인 관계개선 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음"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금강산 관광이 다시 시작되려면 많은 것들이 필요하지만 민간사업자가 할 수 일이 많지 않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우리의 자리에서 흔들리지 않고 담담한 마음으로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그룹에 금강산 관광 사업은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의 유지나 다름없다.
2008년 관광객 피살 사건 이후 전면 중단된 후 현대아산의 지난 10년간 누적 매출 손실이 1조5000억원에 이른다. 1000명을 넘던 임직원도 지금은 불과 150여 명만 남았을 정도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대북 의지는 여전하다. 현 회장은 남북 관계가 북핵으로 일촉즉발 위기에 놓인 올해 초에도 신년사를 통해 남북 화해를 갈망하며 대북 사업 재개의 희망을 메시지를 내놓았다.
현 회장은 "군사적 긴장으로 인해 대화와 교류의 문이 닫혀있고 어두운 전망이 거론되지만 언젠가는 평화의 길로 접어들 것을 의심치 않는다"며 "선대 회장의 유지인 남북간의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은 반드시 우리에 의해 꽃피게 될 것"이라고 했다.
현 회장의 이러한 갈망에는 지난 몇 년에 걸친 혹독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중견기업 수준으로 줄어든 그룹을 재건을 위해서기도 하다.
금강산 관광 사업이 재개되면 현대그룹은 현대아산을 중심으로 전성기 때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재계는 내다봤다.
특히나 현대아산은 북한내 7개 개발권을 가지고 있다. 도로개설권이나 기반시설 조성권 등이 대표적이다. 북측이 현대아산을 통해 개발사업을 추진할 경우 국내 건설사와의 컨소시엄 구성 등에 있어서도 주요한 역할도 기대된다.
재계 관계자는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가 현대그룹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풀어야할 과제가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남북 교류가 재개될 경우 현대그룹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