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AI 미디어 토크 현장 모습. /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지난 7년간 개발해온 인공지능(AI)을 게임개발 전반에 도입하며 AI 선두주자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AI를 정보기술(IT) 분야 전반에 활용해 게임회사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AI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엔씨소프트는 15일 판교R&D센터에서 'NC AI 미디어 토크'를 열고, 처음으로 AI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의 현황과 비전을 소개했다.
엔씨소프트는 AI가 생소했던 지난 2011년부터 사내에 AI 관련 TF(태스크포스) 구성했다. 2016년 AI센터로, 지난해 9월부터 AI센터(인공지능센터)와 NLP센터(자연어처리센터)로 분리 확대했다. 2개 센터는 김택진 대표 직속 조직이며 산하에 5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AI센터에서는 게임AI랩, 스피치랩, 비전TF가 있으며 NLP센터에서는 언어AI랩, 지식AI랩 등 총 5개의 기술 영역을 연구하고 있다. 소속된 AI 전문 연구 인력은 100여명이다.
엔씨는 AI 전문 연구 인력 육성과 연구개발에 투자를 확대,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수 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AI센터와 NLP센터는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국내 AI 분야의 연구실 12곳과 긴밀한 연구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연어처리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인 임해창 전 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가 NLP센터에 자문교수로 합류했다.
이재준 AI 센터장이 엔씨의 AI R&D 현황을 소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이날 엔씨는 AI 분야 인재 확보에 관한 어려움도 토로했다. 이재준 AI 센터장은 "한정된 풀(POOL)에 수요가 많으니 인재 경쟁이 치열하다"며 "올해도 많은 전문가를 채용하고 싶지만 상황이 쉽지는 않다. 다만 엔씨의 비전과 분위기, 철학 등을 공유하는 분을 영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엔씨의 AI는 기존 기능을 개선해 더 나은 해결책을 제공하고,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AI 스피커와 같은 디바이스보다 그 이후를 위한 콘텐츠 AI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재준 AI센터장은 "엔씨소프트의 AI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 도구"라고 설명하며 "연구 중인 AI 기술이 기존보다 더 나은 해결책을 제공하고,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날 AI 연구개발의 결과물로 야구 정보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인 '페이지(PAIGE)'도 공개했다. 내달 출시 예정인 페이지는 이용자가 원하는 야구 콘텐츠, 뉴스 등을 자동으로 추천해준다. 메신저인 '리니지M 톡'에도 음성인식 채팅 기능을 제공한다. 국내 최초로 게임영역에 특화된 음성 인식 기능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블레이드&소울 '무한의 탑' 콘텐츠에 AI 기능을 적용해 사용자가 AI와 비무(결투)하는 환경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기존 강화학습 기술에 딥러닝을 적용한 심층강화학습기술을 통해 AI의 성능을 개선하고 이용자들의 전투 로그를 활용해 사람과 더욱 비슷한 느낌을 주는 비무 AI를 개발하고 있다.
AI가 그래픽 리소스에 태그 정보를 자동으로 부여하거나, 알아서 채색을 하고(스케치 자동 채색), 필요한 이미지를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기술 등도 준비 중이다.
이재준 센터장은 "AI 기술이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우려가 있지만 오히려 AI 기술로 사람이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특히 비전 분야에서 채색 등 기본적인 작업을 AI가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NLP센터에서는 언어AI랩과 지식AI랩이 포함돼 있다. 언어AI랩은 사람의 언어로 정보를 주고 받는 응용 기술이다. 단순히 질문을 하고 답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텍스트의 중요한 내용을 파악해 요약할 수 있다. 지식AI랩에서는 이런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와 AI가 상호 작용하는 정보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장정선 NLP센터장은 "AI 기술로 사람과 AI가 자연스럽게 정보를 주고 받고 소통할 수 있다"며 "사용자가 관심 있어 할 만한 정보를 알려주고, 궁금한 걸 물어보면 답해주는 AI 친구를 만드는 것이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AI 기술 개발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달 22일 열린 '엔씨소프트 AI데이 2018' 환영사에서 "아날로그 시대가 프로그래밍 기반의 디지털 시대로 전환됐듯이, 이제는 AI가 데이터를 학습하는 '러닝'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며 "엔씨는 AI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빠르게 다가오는 AI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엔씨는 이러한 연구의 현황을 회사 내부뿐만 아니라 학계 등의 외부에도 지속적으로 공유할 계획이다. 지난 2월 22일과 23일에도 '엔씨소프트 AI데이 2018'을 열고, 엔씨소프트 임직원 200여명과 산학협력 관계에 있는 국내 대학원 교수, 석·박사 과정 학생 100여명에게 연구개발 현황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