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김동연 부총리와 중소기업인 간담회에 앞서 김 부총리와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앞줄 왼쪽 여섯번째부터)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이번에 내놓은 일자리·지역 대책 등 정부 지원을 계기로 중소기업에서 고용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가급적 신규 고용을 많이 부탁드린다. 또 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않은 만큼 중소기업들은 이를 생산성 제고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좋은 기회로 활용해 달라."(김동연 경제부총리)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개선 등 구조가 바뀌기엔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먼저 할 수 있는 일을 중소기업들이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우리 중소벤처기업들이 고졸자를 우선 채용하겠다거나, 드라마에서 중소기업 나와 성공하는 스토리도 좀 만들고 말이다."(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나라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장관과 중소기업계 대표들이 부족한 청년 일자리와 중소기업들의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 문제 해결을 위해 9일 머리를 맞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중소기업인들의 만남은 이날로 벌써 세번째다.
결론부터 말하면 중소기업들이 좋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정부는 마중물을 붓겠다는 것이 이날 이들이 나눈 대화의 요지다.
앞서 정부는 3조9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이 가운데 2조9000억원을 청년일자리 대책에 쏟아붓기로 했다. 향후 3~4년간 39만명에 달하는 에코세대가 취업시장으로 나오면서 재난 수준의 청년 고용 위기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추경 등을 통해 정부는 지난해 9.8%수준이었던 청년 실업률을 2021년까지 8%대 이하로 안정화시키겠다는 목표다.
김 부총리는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의 임금을 대기업에 맞추는 것과 중소기업의 생산성 제고가 함께 가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교통비 지원하고, 자산 형성에 도움을 줘도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 대한 낙인효과가 해결되지 않으면 안된다. 청년들이 건강한 중소기업에 가서 같이 클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낙인효과를 없애달라"고 참석한 기업인들에게 당부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중소기업인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박성택 회장도 화답했다.
박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 일과 삶의 균형과 같은 현안이 기업 현장에서 잘 정착되고 많은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미래를 찾는 것은 기성세대인 중소기업인들과 중소기업이 바라는 목표이며 희망"이라면서 "중소기업은 이를 위해 근로자 친화적인 기업문화로 바꾸고, 청년들에게 기업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우수 중소기업 표준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현장의 기업인들과 취업 당사자인 청년들의 아이디어도 나왔다.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대표는 "우수한 인력을 뽑기 어려운 게 중소기업의 실정인데 거꾸로 생각을 해봤다. 대기업, 국가 투자기관, 연구소 등에 우수인력이 많이 있다. 중소기업으로 일자리를 옮기는 이들을 우대해주면 (기존에 있던)그 자리는 비게되고, 그 자리를 또다시 신입 청년들이 채우게 된다면 소모되는 청년들의 시간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의 블로그인 '행복한 중기씨' 운영진인 인하대 이정호 학생은 "중소기업 관련 내용을 초중고 교육과정에 포함시켜 조기교육을 해야한다"면서 "이는 낙인효과를 해소하고, 어린이와 청년들에게 중소기업에 대한 긍정적 효과를 심어줄 수 있다. 정부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많이 알려서 인식개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