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500개사에 포함된 미국과 중국 기업 수가 지난 10년 동안 크게 늘어났지만 우리나라 기업은 4곳으로 제자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10년간 순위안에 들었다.
11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10년간 글로벌 시총 500대 기업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전체 시총은 2008년 26조627억 달러에서 2018년 40조9030억 달러로 56.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미국 기업의 시총은 2008년 8조7439억 달러에서 지난해 19조6709억 달러로, 10조 달러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동안 중국 기업의 시총 역시 2조8999억 달러에서 5조5731억 달러로 2배 정도 늘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총 500개사에 포함된 미국 기업 수는 2008년 145개에서 186개, 중국은 43개에서 63개로 증가했다.
새로이 순위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175개 중 미국 기업은 71개, 중국 기업은 32개였다. 텐센트(중국, 5위), 페이스북(미국, 6위), 알리바바(중국, 8위)는 올해 '톱10'에 오르는 정도로 급성장했다.
우리나라 기업도 성장은 했다. 우리 기업의 시총은 2008년 1481억 달러에서 작년 4473억 달러로 3배 가량 늘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시총은 2008년 775억 달러에서 올해 3198억 달러로 4배 이상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여줬다.
그러나 글로벌 시총 500개사에 이름을 올린 기업 수는 그대로였다. 2008년에 포함됐던 삼성전자, 포스코, 신한금융, 한국전력 등 4개사를 시작으로 2011~2012년 8개로 증가하는가 싶더니 2013년 5개, 2017년 3개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셀트리온이 신규 진입한 덕분에 4개(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포함)가 됐으나 이는 2008년 수준에 그친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한국 기업의 글로벌 시가총액이 전체 평균 이상으로 증가했고, 순위권 내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이 존재하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기업 수는 정체된 만큼 글로벌 상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