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당기순이익 전년比 2.2 감소할듯…대출규제 등으로 2분기도 실적개선 어려워
이번 주부터 은행들의 1분기 성적표가 나온다. 은행들은 금리 인상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증가에도 일회성 요인에 따른 기저효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내놓을 전망이다.
2018년 1분기 은행·지주 당기순이익 전망치./와이즈에프앤
17일 기업정보 분석업체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KB·신한·하나·BNK·DGB·JB금융지주와 우리·기업은행의 2018년 1분기 당기순이익은 3조7423억원으로 전년(3조8278억원) 대비 2.2%(855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방금융지주를 제외한 5개 은행·지주만 보면 1분기 당기순이익은 3조3669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4903억원)에 비해 3.5%(1234억원) 줄어 감소 폭이 더 크다.
금융사별로는 KB금융이 지난해 이어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9237억원으로 전년(8876억원)보다 4.07%(361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이어 신한금융이 8536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뒤를 바짝 좇을 것으로 예상됐다.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1분기(1조73억원)와 비교하면 15.25%(1537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작년 1분기엔 계열사 충당부채 환입 등의 일회성 수익이 있었다.
하나금융은 실적 상승세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금융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동기(5134억원)보다 20.56%(1056억원) 증가한 6190억원이다.
우리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5143억원으로 작년 1분기(6427억원)보다 19.98%(1284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분기엔 화푸빌딩 매각과 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요인이 있었다. IBK기업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4394억원) 대비 3.84%(168억원) 증가할 것으로 봤다.
이처럼 은행들의 실적 개선세가 주춤한 데는 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은행의 대출 태도지수 전망치는 -18로 작년 4분기(-8)보다 10포인트 떨어졌다. 정부의 잇따른 가계부채 대책으로 금융회사들이 금리나 만기연장 조건 등의 대출심사를 강화한 영향이다.
때문에 가계대출 보다 중소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지방금융지주의 실적은 오히려 전년 보다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JB금융지주는 1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전년(706억원) 보다 18.91%(134억원) 상승한 840억원이다. DGB금융지주도 전년 동기(944억원) 보다 10.21%(96억원) 오른 1040억원, BNK금융지주도 지난해 1분기(1725억원) 보다 8.66%(149억원) 상승한 1874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기준금리 인하 후반 시점부터 은행 순이자마진 개선 등./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 '은행 1/4분기 실적 프리뷰' 보고서
금융권에선 올해도 정부가 대출 규제를 조이는 만큼 당분간 은행권의 '실적 잔치'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그동안 꾸준히 개선돼 왔던 NIM도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시중은행의 NIM이 1~2bp(1bp=0.01%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지난해 4분기 상당수 은행의 NIM이 전분기 대비 하락했고, 기준금리 인상 대비 시장금리 상승 폭이 컸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NIM 개선 폭이 다소 미흡하다"라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은행 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부동산 및 관련 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 수요가 급격히 둔화될 것"이라며 "은행의 NIM은 시장의 기대와 달리 1분기를 정점으로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