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특성에 따른 유료방송 서비스 해지 가구의 비율(단위:백분율). / 정보통신정책연구원
# 혼자 사는 5년차 직장인 A씨는 최근 케이블TV 서비스를 해지했다. 똑같은 프로그램이 반복되는 TV 프로그램에 싫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을 탈 때 스마트폰으로 좋아하는 미국드라마(미드)를 골라서 볼 수 있는 '넷플릭스'를 자주 이용해 케이블TV 서비스의 매력이 줄어들었다는 것도 해지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이처럼 케이블TV·인터넷TV(IPTV) 서비스를 해지하는 '코드커팅(Cord-Cutting)'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유료방송 서비스 패러다임이 수동형을 벗어나 원하는 프로그램을 골라보는 능동형 시청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코드커팅이란, 시청자들이 케이블방송의 가입을 해지하는 현상을 말한다.
17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유료방송 서비스 가입 추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유료방송 서비스에 가입한 가구는 2015년부터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료방송 서비스에 가입했다가 해지한 가구의 비율은 지난해 6.86%로 전년 대비 약 2.2배 증가해 조사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특히 젊은 세대의 이탈이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특성별로 살펴보면 2014년부터는 가구주의 연령이 약 35세 미만인 가구에서 유료방송 서비스 해지 비율이 9.17%로 가장 높았다. 1인 가구의 유료방송 서비스 해지율도 지난해 9.3%로 3인 이상 가구의 5.62% 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몰아보기, 능동형 시청 등 젊은 세대를 중점으로 미디어 이용행태가 변화해 넷플릭스, 푹과 같은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넷플릭스는 전체 회원 중 840만명 이상이 자사 콘텐츠를 정주행한 경험이 있고, 지난 2013년 2016년 사이에 시리즈 출시 24시간 만에 정주행을 완료한 사람의 수가 20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해외 가입자 546만명을 포함, 총 741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국내 이용자도 늘었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넷플릭스 앱 사용자는 35만명으로 전년 대비 6배 증가했다. 원하는 영상 콘텐츠를 검색해 바로 볼 수 있는 유튜브도 2016년에는 월 총 사용시간이 79억 분으로 카카오톡과 네이버보다 사용시간이 작았지만, 지난 2월에는 257억 분으로 크게 뛰어 전체 앱 사용 시간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KT스카이라이프 OTT 서비스인 텔레비 미박스·리모콘. / KT스카이라이프
업계에서는 포화 상태에 다다른 유료방송 업계가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시청자의 변화와 트렌드를 감지해 젊은 세대에 맞는 서비스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는 자사 OTT 서비스인 '텔레비'로 OTT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텔레비는 KT스카이라이프가 지난해 9월 선보인 OTT 서비스로, 월 3300원의 저렴한 요금에 시청자가 원하는 채널을 골라보는 개인 맞춤형 TV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채널 당 요금은 월 550원으로 원하는 채널을 골라보는 '알라카르테' 콘셉트를 차용했다. 유튜브, 티빙, 왓챠플레이, 해피독플러스, 페이스북 등 전용 앱을 통해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 이용도 가능하다.
CJ헬로도 지난해 넷플릭스, 티빙, 유튜브 등을 지원하는 TV기반 OTT 서비스인 '뷰잉'을 출시해 예약판매가 시작된 지 6분 만에 예약 물량이 동떨어지기도 했다. 케이블TV 사업자인 딜라이브 또한 '딜라이브 플러스 OTT박스'로 약 2만여편의 콘텐츠를 제공해 가장 먼저 OTT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합계 15만대를 판매했고, 올해는 30만대 판매를 목표로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