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1년까지 300억원의 예산과 320여 명의 연구원을 투입해 국내 농축산 자원 23종에 대한 유전체 해독에 나선다.
농촌진흥청은 농업 경쟁력 향상과 농생명공학 실용화연구 활용도가 큰 국내 농작물과 가축, 곤충 등의 유전체 해독사업을 올해부터 새롭게 시작해 2021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이 해독사업은 농진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7개 정부 부·청이 유전체 해독 및 공동 활용을 위해 추진하는 '포스트게놈다부처유전체사업'으로 2014년 처음 시작돼 올해부터는 2단계 사업이 추진되는 것이다.
농진청은 지난해까지 1단계 사업을 통해 메밀, 고구마, 국화, 도라지, 왕지네, 진돗개 등 17종의 농생명 자원 유전체를 해독한 바 있다.
올해부터 2021년까지 새롭게 시작되는 해독 대상 농생명 자원은 농작물 16종, 가축 3종, 곤충·선충 4종 등 총 23종이다.
농작물 중에는 국내 새로운 품종 개발을 촉진해 농가 소득 향상을 지원할 수 있도록 브로콜리, 양배추, 박초이, 돌산갓, 수박, 파프리카, 오이, 딸기, 박과대목, 복숭아 등 원예작물 10종을 우선 선정했다.
또한 건강 기능성 물질이 풍부한 재배들깨, 참깨, 오미자, 차나무, 복령, 율무 등 특용작물 6종, 유용한 생리활성 물질을 함유한 곤충자원으로 흰점박이꽃무지, 누에(삼면잠) 등 2종,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씨스트선충 2종 등을 포함했다.
가축 중에서는 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토종 가축 자원인 흑돼지(난축맛돈), 관상용 긴꼬리닭과, 이종장기 이식 실용화를 위해 바이오장기 연구에 활용되는 미니돼지 등 3종을 선정했다.
유전체 해독은 생명체가 가진 유전자의 종류, 개수, 구조, 기능 등을 밝히는 연구로 이렇게 얻은 정보는 새로운 품종의 종자 개발이나 식의약, 화장품 등 산업소재 개발에 기초 정보로 제공된다.
유전체를 해독하면 우수 또는 불량 형질의 유전자를 구분할 수 있어 원하는 형질만 뽑아 새로운 품종을 육성할 수 있다.
특히, 토종 품종의 유전체를 다른 나라에서 먼저 해독할 경우, 새로운 품종을 개발할 때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등 자원 주권 확보 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연구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농진청은 이번 해독사업을 통해 확보된 유전체 정보는 농업분야의 유전자 은행인 '농업생명공학정보센터(NABIC)'에 등록해 일반 연구자 및 종자기업, 산업체 등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계획이다.
현재 농업생명공학정보센터에는 315종 의 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대학, 산업체 등 21개 수요처에 6473건의 정보를 제공했다.
안병옥 농진청 연구원은 "유전체는 베일에 싸여 있던 생명체의 설계도로 생명산업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원천이자 지식재산권"이라며 "이번 사업성과를 품목별 연 생산액 대비 생산 및 소비 증가에 10% 정도를 기여할 수 있다고 추정할 때 연간 약 5800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