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속에서도 영업이익률 50%를 처음 돌파하며 영업이익 4조원을 훌쩍 넘겼다. 역대 두 번째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3조4000억원 이상의 시설투자를 진행하고, 연말까지 1x나노 D램과 72단 3D낸드 등 최첨단 제품 비중을 늘리는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 8조7197억원, 영업이익 4조3673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77% 증가했다.
올해 1분기는 사상 최고 실적을 냈던 지난해 4분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와 2%가 감소했다. 하지만 이번 실적은 역대 두 번째 기록이자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고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50.1%로 창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전분기 영업이익률이 49.5%였다. 영업이익률이 50%를 웃도는 기업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두 곳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영업이익률 50%를 넘어섰다.
이번 실적은 D램이 이끌었다.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D램 출하량은 전분기보다 5% 줄었으나 서버 수요가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평균판매가격(ASP)은 9% 올랐다.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모바일 수요 약세 영향 등으로 전분기 대비 10% 감소했고, 평균판매가격은 1%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에도 반도체 가격이 지속적으로 올라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D램의 경우 서버용 제품 중심으로 성장을 예상했다. 특히 D램은 10나노급 공정 전환을 가속화해, PC와 모바일에 이어 서버와 그래픽에서도 동 기술을 적용한 제품 판매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모바일 제품의 경우 스마트폰의 AI와 카메라 등 기능 강화에 따라 평균 탑재량 증가로 성장세가 관측된다.
반면, 중국을 포함한 신규 D램 업체 진입으로 인한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해서는 기술 전환 및 공정 난이도 증가 등을 통해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1x나노(10나노급) D램은 지난해 PC에 이어 올해 초 모바일과 서버, 그래픽 등으로 양산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연말에는 전체 D램 중 3분의 1 가량이 될 것이고 원가도 적정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낸드플래시는 최근 IDC 고객으로부터 인증을 확보한 PCIe 기반의 제품을 시작으로 기업용 SSD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 하반기에는 기업용 SSD가 매출을 견인할 것으로 봤다.
또한 72단 3D제품을 적용한 고용량 모바일 제품과 함께 다양한 인터페이스 및 폼팩터를 갖춘 소비자용 SSD 판매도 확대할 계획이다.
모바일 제품은 고급형뿐만 아니라 보급형 스마트폰에서도 고용량이 낸드플래시가 탑재돼 세트 업체들의 채용량 역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컨퍼런스콜에서 "72단과 64단 3D 제품 생산이 증가하면 이를 중심으로 고용량 SSD 채용 및 생산이 늘어나면서 기업용 SSD의 비중이 전체 SSD 낸드플래시의 절반 정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시설투자도 청주 M15 공장과 중국 우시 공장 등의 연내 완공 및 장비 입고 등으로 인해 전년보다 최소 30% 이상 늘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시설투자는 최소한 작년 10조3000억원 대비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청주 M15공장의 클린룸이 연말보다 빠른 시기에 오픈하면 내년 장비 투자가 올해 연말로 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